매거진 새벽일기

일기

by 글쓰는 최집사

나이를 먹을 수록, 누군가에게 감정적으로 기대기가 어려워진다.


어린시절의 나는 어쩜 그리 남들에게 내 감정을 쉽게 토로하고, 위안을 원하고, 공감을 바랬는지. 그 용기와 당당함을, 지금의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인생은 원래 다 이런 걸까. 주변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어려운 현실들로 고뇌를 겪으며 이겨내고 있다.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기에, 나는 나의 고뇌와 슬픔을 함부러 말할 수 없다. 괜찮다는 말과,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 그리고 얼굴이 일그러지게 지어보이는 웃음으로 내 마음을 덮어버리고 나면 지독한 외로움이 찾아온다. 한 밤 중 책상 앞에 앉아서 혼자 말하는거다.

사실은 좀 슬펐어. 사실은 좀 힘들어. 사실은 마냥 괜찮지는 않았는데. 사실은, 사실은...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 한다. 가슴 속에 쌓인 이야기들을 밖으로 꺼내고 싶어 한다. 그러면 내 속이야 후련해지겠지만... 감정과 말은 뱉어낸다고 사라지지 않아서, 내가 뱉어낸 그 감정과 말은 꼭 다른 사람 가슴 속에 남는다. 그게 싫어서, 오늘도 입을 꾹 다물고 그저 웃었다.


그래서 대신,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잘 들어와보지 않았던 나의 일기장을 펼치고 이렇게 활자를 적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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