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격리 일기 #2
격리 벌써 5일차. 이제 이 작은 방도 익숙해지는 듯 하다.
우리집의 유일한 비 감염자가 된 엄마는 다행히도 PCR 음성이 나왔다. 내가 증상이 있던 첫날 가까이서 얘기도 하고 병원도 바래다 주셨는데. 역시 안 걸릴 사람은 안 걸리는게 맞나보다. 사실 증상이 있던 날부터 따지면 오늘이나 내일 격리를 마쳐도 되지만, 엄마를 위해 끝까지 잘 격리 하는 것으로..ㅎㅎ
처음 증상이 있던 날이 금요일이니 벌써 일주일이 지난 셈이다. 그 사이 증상의 양상은 참 여러번 변했다. 미열에서 몸살로, 몸살에서 인후통으로, 죽을 것 같던 인후통이 끝나니 지금은 기침이 그렇게 난다. 한 마디만 하면 기침, 먹으면 기침, 누우면 기침... 오래 가지 말아야 일상 생활이 될텐데 어째 벌써 후유증이 시작되는 듯 하다.
내가 코로나를 의심하기 전, 그러니까 처음 몸살기를 느끼며 잠들었던 일주일 전부터 유독 라떼가 내가 격리하는 방에서 안나가고 침대를 차지하고 몸을 부비고 온갖 애교를 부렸다. 덕분에 아프고 힘들고 걱정되긴 해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내가 아픈 걸 아는 걸까. 끙끙 앓았던 주말 밤엔 내내 내 침대에서 잠을 청했고, 확진 이후엔 문을 걸어 잠그고 자는데 새벽에 문을 부술 듯이 긁어대서 어쩔 수 없이 열어줬다.
왜 굳이 굳이 내가 격리하는 방에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지 모르겠지만, 의지의 한국 고양이의 고집이란. 처음엔 나에게 치대도 만지거나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생명체 앞에서 그게 되냔 말이지. 아픈 내 옆에 붙어있으려는 모습이 고맙고, 어린아이처럼 애교를 부리는 녀석이 사랑스럽고. 고양이는 어쩜 이러냔 말이지.
물론 라떼가 이 방에 와서 하는 일은 99% 자는 것이다. 내가 어차피 잘거긴 하지만 집사 니가 걱정되니 옆에서 자겠다 뭐 그런 건가. 확실한 것은 증상이 심해 괴로워하던 주말부터 월요일까지는 라떼가 밤새 내 옆에 붙어서 잤는데, 지금은 밤에는 나몰라라 자기 편한데서 잔다는 거. 집사가 아픈 걸 너도 아는 거구나. 기특하고 또 고맙고, 지켜주겠다고 와서는 잠만 자는 것도 귀엽고, 하여간 다 그렇다.
요 녀석이 나한테서 바이러스를 집안 곳곳으로 옮기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조심하고 신경쓰면서 다행히 나 하나로 잘 끝나려는 모양이다. 빨리 격리 해제 돼서 마구마구 물고 빨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