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기 챌린지 13
아침에 발이 시려서 깼다. 깨면서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너무 늦은 시간 잠에 들었고, 어디선가 소리를 지르면서 싸우는 소리에 설친 탓에 몸과 머리가 너무 무거웠지만, 때아닌 찬 바람에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처서매직이라는 말이 있다. 처서가 지나면 거짓말처럼 날씨가 선선해진다는, 절기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대한 말이다. 정말 처서 매직이라는 것이 있는건지, 어제 화요일 처서 저녁에 하늘을 보면서 '이제 가을 인가' 싶었는데 오늘 아침엔 빼박 가을이다 싶은 찬 바람이 불어 오는 것이다.
큰일이네. 봄과 가을은 나의 고삐를 풀어내는 아주 못된 계절이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와 내 머릿속을 스르륵 헤집고 지나가면 나는 이성을 붙잡지 못 할 수도. 너무 좋은 날씨. 너무 좋은 계절. 정신 줄 좀 놓으면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