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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최집사 Dec 08. 2019

퇴사 후의 계획, 있니?

퇴사 후의 계획에 대하여

퇴사를 결정한 후, 초반에는 후련하고 행복한 기분보다는 걱정과 불안이 더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 잦아지곤 했다. 퇴사에 대해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들은 약속한 듯이 이렇게 묻는다.


그래서, 계획은 있어?

처음에는 사람들의 뻔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그들에게 회사에 몸담고 있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 되는 어떠한 계획이 있는 것 처럼 보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누구를 위한 고민인가. 남들에게 그럴듯 해 보이는 계획이라는게 그렇게 중요할까.


남들의 눈에 '멋진 퇴사'로 보이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나의 솔직한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솔직히 말하면 구체적인 계획같은 건 없다.
어차피 다 계획대로 되지는 않더라.

나는 천성이 계획주의자인지라 계획을 세우지 않고는 어떤 일을 잘 시도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번에 퇴사를 생각하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두고 있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어느어느 회사로 이직을 할 것이다라던가, 어떤 일을 시작해 볼 것이다 라거나.

당장에 이직을 하고 싶은 회사가 있다거나, 더 나은 근무조건을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대신 이것 하나는 확실히 하기로 했다.


계획은 없어도 중심과 방향은 있다.

중심과 방향. 이것만 잃지 않으면 된다.

나는 나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던가.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던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던가. 이런 의미있는 고민들이 이어지면서 내린 결론이었다. 다양한 경험을 하되, 내 목표에 대한 방향만은 잃지 말자. 방향을 잃지 않는다면 계획에 없던 일을 만나더라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고, 어려운 길을 가더라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물론 아예 무계획인 것은 절대 아니다. 무계획은 내 천성에 어긋나는 일이므로, 나에게 큰 불안과 공포를 준다. 당장 퇴사를 하고 나서는 무엇을 할 것이고, 퇴사 전까지 내가 준비해야 할 일들은 이런것들이 있다, 하는 정도의 계획은 있다. 하지만 미래의 나는 다시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준비하고 있는 일들이 내가 기대한 것 만큼 성과를 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무엇을 하고 어떤 노력을 하던간에, 지금과는 다른 경험이 생길 것이다. 

그 새로움에 가슴이 두근거리게 즐거운 마음으로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기쁘게 살자. 행복하게 살자.

두려움이 느껴지더라도, 그것마저 즐기면서 살자.



20191207 예비백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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