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스타트업의 재택근무

코로나19로 일주일간 재택근무 하고 느낀점

by 글쓰는 최집사

지난 2월 말, 잠잠해지는가 싶었던 코로나 19의 본격 지역전파가 시작되면서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에서도 출퇴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나 내가 출퇴근을 하는 사무실은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로 구성되어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회사간의 교류도 잦고 내외부 미팅이나 출장이 있는 인원이 많다. 맞은편 자리를 사용하고 있는 회사는 대표님이 엊그제 홍콩 출장을 다녀오셨다는데, 괜찮나. 우리끼리 우려섞인 이야기를 나누던 중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800명이 넘으면 사무실을 잠정 폐쇄한다."

긴급하게 소집 된 대표자 회의에서 결정 된 사항이었다. 당시 확진자는 이미 700명에 육박했고 하루 이틀이면 800명을 넘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결국 그 주말, 단톡방에서 월요일 오후부터 사무실을 잠정 폐쇄하며, 회사별로 대표자 재량으로 재택근무를 할 것을 권고하는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재택근무가 결정되었던 주말 나는 고향집에 내려가 있는 상태였으므로, 노트북도 있겠다 지난 한 주간 고향집에서 재택근무를 했다.


재택근무의 특장점은 고양이들과 같이 일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유자가 환묘인 관계로 손이 많이 가는데, 집에 있으니 고양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일도 더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재택근무의 단점 역시 고양이들과 같이 일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일하기 좋게 맞추어져있는 사무실이 아닌 세상에서 가장 편한 공간인 집에서 일을 하는 것 만으로도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거기에 귀여운 고양이 세 마리는 말 할 것도 없이 업무에 방해요소이다. 녀석들의 낮잠 시간을 이용해 일을 해보려고 하지만 내가 집중해야 할 시간에 고양이들의 협조가 따를 것인가는 나의 몫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나름대로 회사의 비수기 시즌으로 절대적인 업무량이 많지 않다. 하루에 4-5시간만 시간을 확보하면 업무를 진행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아무래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하다보니 나름대로의 애로사항이 있었다.


1) 업무시간 대비 효율성 저하

재택근무의 최대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무실에서 일 할 때 보다 나에게 시간적인 부분이든 물리적인 부분이든 자율성이 많이 생기다보니, 같은 시간을 들여도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 노트북으로 일을 하다보면 중간에 궁금하니까 포털 사이트도 들어와 보고, 브런치도 들어와 보고. 고양이가 울면 가서 놀아주고, 쌓여있는 책이 궁금하니 읽어주고.

그러다보니 오후에 짧게 집중하면 끝낼 수 있는 업무를 저녁 늦은시간까지 붙잡고 있는 일도 많다. 이 부분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업무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부분이다. 수요일부터는 오후에 노트북을 가지고 나와 집 앞 사람이 거의 없는 카페에 가서 업무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는 만큼 가능한 외출은 자제하고 집에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봐야 한다. 다음주 역시 재택근무를 진행함에 있어 이 부분에 신경 쓸 예정이다.


2)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현재 대표님께서 미국에 계시는 관계로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꼭 재택근무로 인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고개만 돌리면 동료가 있는 사무실과 달리 온라인에 의존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에는 한계가 있다.

누구 하나 재택근무를 핑계로 일을 대충 하기로 마음먹어 버리면 특히 더욱 힘들다. 카톡을 제 때 확인 할 리도 없고 전화를 제 때 받을 리도 없다. 많아봐야 네 명의 커뮤니케이션이 힘든 우리 회사를 생각하면, 규모가 있는 회사들은 재택근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한 지경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할만한 일이다. 우리 회사를 비롯해 코워킹 스페이스에 근무하는 회사 대표님들이 다른 어떤 문제보다 직원들의 건강과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먼저 생각하고 2주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는 것은 참 다행인 일이다.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기업도 장시간 재택근무를 진행하는 것은 부담스러워 하고 있고, 사실상 중소기업은 월급에 변화가 없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건 거의 기적이라고...)


덕분에 만원 대중교통 속에서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고, 유자 걱정에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어쩌니 저쩌니 해도 코로나 19로 인해 빼앗긴 나와 우리의 일상성을 하루 빨리 회복하기를 원한다. 운동이고 사교활동이고 삶에 활력이 될만한 모든 활동을 다 내려놓은지 언 3주가 되어가는 지금, 성격 파탄자가 될 것 같다^^




20200302 예비백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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