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꽃 진 자리 / 박지영
모래에 박혀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에 시달려도 곧추 세운 꽃가지
바다를 향해 있는 고개
무엇을 기다리는지
짠 내음에 헐떡이는 바람의 인사뿐
한겨울 해풍이 몰아친 앙상한 가지 끝
어르고 달래어 맺은 검붉은 기도를
내어 줄 것 없는 마른 바다는
바라만 보며 말이 없었네
흔들릴 힘조차 없어
나, 그냥 서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