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에서 화분을 하나 얻어왔다. 산세비에리아 스투키다. 사막에 사는 선인장이라는데 어째 온몸이 물에 퉁퉁 불어있었다. 조금만 건드려도 물이 터져 나올 것처럼 흐물댔다. 유난히 큰 놈 두 개는 아래는 이미 노랗게 썩은 것 같고, 위쪽은 노랗게 말라있었다. 다행히 어린 아가들이 주위에 새로 기어 나와 꼼지락거리는데 이 아이들도 물에 불은 모양새다.
이웃집 언니가 물을 너무 많이 주었나 보다.
AI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죽은 거냐고 물어보니 아래가 물컹거리면 죽었을 확률이 높다며 뽑으랜다. 그냥 놔두면 살아있는 다른 아이들도 전염되어 죽을 거라고 한다. 물 주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는데 여름에는 한 달에 한 번, 겨울에는 두 달에 한 번이 좋다고 한다.
노란 두 녀석을 골라 가차 없이 뽑아버렸다. 흐물거리는 흙 속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뽑혀 나온다. 죽지 못해 억지로 흙 속에 박혀 있었을까?
뽑혀 나온 산세비에리아 몸뚱이가 측은하면서도 개운하고 시원해 보인다.
며칠 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지인의 글을 받았다. 아흔이 넘으신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작은 여행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잠시 다니러 온 한국살이가 올해로 6년째란다. 금세라도 큰일 날 줄 알았던 어머니 병세는 딸이 곁에서 정성껏 진지 차려 드리고 말동무해드리니 놀랍게 호전되었는데, 문제는 아무 준비 없이 태평양을 건너왔다가 눌러살게 된 자신의 생활이 엉망이 된 것이다. 별안간 국제 기러기 부부가 되어 남편과 딸과 자신이 각각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 치매이신 그분의 어머니 증세가 심해져서 요양병원에 모셨다고 한다. 면회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슴으로 흘린 눈물이 강물이 되었을 것이다. 오랜 세월 극진히 모셨어도 결국 요양병원에 모시게 된 어머니께 죄송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오죽했을까...
지인의 글을 읽으며, 문득 우리가 건강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침 티브이 방송은 대부분이 건강에 관한 이야기다. 의사들이 권하는 안 먹으면 당장이라도 큰일 날 것 같은 영양제를 챙기다 보니 어느 날 약을 한 주먹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건강염려증은 전염병처럼 빠르게 번진다.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죽는 거라고 어르신들은 한결같이 말씀하신다.
물을 너무 먹어 퉁퉁 불은 산세비에리아 스투키와 영양제를 많이 먹는 나를 생각한다. 과한 것이 모자람만 못하다. 스투키는 당분간 물을 마시지 못할 것이다.
나도 영양제 의존증을 떨쳐버리려고 한다.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아프지 않고 하늘나라 가는 날까지 건강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픈 이도 아픈 이를 돌보는 이도 힘든 현실은 너무 버겁다.
평균수명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무조건 오래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건강이 최고다. 본인 건강은 본인이 잘 챙기면서 과하지 않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추위를 핑계로 집안에만 갇혀있던 내게 다시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 내일 아침은 모자와 목도리,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