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가능 사회 / 박지영
그녀의 변덕은 그 남자의 유일한 즐거움이다
쉴 새 없이 조잘거리고 초단위로 옷을 갈아입는 그녀
뜨거움을 삼켜 얻은 대가로
최고 좋은 자리에 피붙이들과 함께 살게 해 주었다
허기진 시간을 달래는데 그녀가 앙탈이다
불안에 떠는 남자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정지는 공포
할부금이 멀었는데 벌써 딴 짓이라니
유상휴업에 대한 앙갚음일까
손바닥으로 탁탁 그녀의 몸뚱이를 친다
등에 꽂힌 링거줄을 뽑았다 꽂는다
화장 안 한 검은 얼굴이 못마땅했나보다
십년은 참아주던 아량도 이제는 사라진지 오래
재활의 지루함을 견뎌주긴 쉽지 않은 일
순식간에 실려가버린 그녀
앉았던 자리에
남 다른 매력을 분사하는 또 다른 그녀
소파에서 뒹구는 남자의 무딘 하루
라면국물에 얼룩진 구인광고는 얼룩말의 것
밀림의 왕은 초연하다
유난히 관능적인 신입의 변신술
남겨지기 위한 몸부림
불덩어리 한가득 빨아들이며
24시간 근무 중인 환상 속의 그녀
오늘도 쇼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