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 박지영
혓바닥 요리가 맛있다고 합니다
목을 매면 혓바닥이 방바닥까지 늘어진다기에
온 집안을 뒤져 줄이란 줄은 죄다 버렸어요
이제는 줄이 없어요
줄 대신 혓바닥은 남아있어요
도마 위에 혓바닥을 올려놓아요
두툼하고 묵직한 말 덩어리
시끄럽던 살덩어리
혀가 썰리고 말이 잘려요
목구멍 안쪽인지 그 바깥쪽 어디부터인지
혓바닥의 경계는 조심스러워요
자칫하면 심장을 다칠 수도 있거든요
음매음애, 매애애애, 히잉히잉~
음소거 버튼을 누르고 요리하세요
유언을 남긴 혀는 맛이 없어요
팬 위에서 그럴싸하게 구워지면
톡 쏘는 후추를 뿌려주세요
구운 말이 비린내를 풍기면 골치 아파요
혀를 먹고 있는 사람의 오물거리는 입을 보면서
줄을 버리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혓바닥 요리는 맛있고 유언은 버려집니다
지켜질 리 없는 산화된 이야기들
달콤한 혓바닥의 안녕을 위해
마스크라도 써야 할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