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고해성사 / 박지영
몸뚱이에 침을 바르고
산발한 머리카락 쓸어 올려요
엄지와 검지에 뾰족하게 묻어나는 속죄의 편린
쓸어낸 비늘이 한 움큼인데
마룻바닥을 겅중거리는 꼬리가 궁금해
흘깃 뒤돌아봅니다
산티아고로 순례 떠난다는 친구의 흥분한 목소리
잘 다녀오라는 인사
기다랗게 기다랗게 풀어보면서
몸을 펴는 연습
허공에 몸을 날려 그대 안에 들어가는 일
때 밀 듯 묵은 가루를 털어내는 일
모른 척 그렇게 계시는
당신은 저를 기다리고 계시는 줄 압니다
어차피 용서했노라 흔들어대는
낙타의 방울소리
뾰족한 얼굴로 당신을 찔러보는 나는
당신의 팬
감히 들이대며 고백하는 나의 죄를
당신은 즐기십니다
당신과 하나 되기 위한
그럴싸한 실수와 과오를 모두 내어드리니
사랑하는 당신의
귀를 붙잡게 하소서
반짇고리에 고단한 하품이 쌓이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