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153 / 박지영
그 시절엔 말야 잘 나가던 여자
키워드는 퀸카
다들 굽실거렸지
움직일 때마다 향긋한 입김이 풍겨 나오고
민감한 가슴 움켜쥐려면 긴장 좀 해야 했을 걸
날씬한 한 줌 허리 쪽 뻗은 외발다리
벼린 칼보다 두렵다고 설설 기었지
세상이 변했어
캄캄한 수용소에 내던져졌어
밤 낮 없는 잠이
개구리 우물 담벼락 훑듯 튀어 다닌다
이미 먹은 것은 중력의 횡포
토하지도 못하고 정체된 딱딱한 똥
검은 똥 피똥 싸다 과로사한 모나미 친구들
이 끔찍한 세상을 못 봐서 다행이야
두드리는 힘의 세상
똥이 사라진 세상
두드리면 힘이 되는 것들 가령
피아노 드럼 캐스터네츠 탬버린을
흉내 내어볼까
마구 쾅쾅 두드리면 싸내지 못한 똥
세상 빛 볼 수 있을까
아, 나는 수덕사에 가고 싶어
낮에 기도하고 저녁에 졸다가 밤에만 자도 되는 수덕사로 갈 테야
두드리지 않아도 고매한 새들이 모이 찾아 날아오는 그곳으로 갈 테야
눈을 안 떠도 살았다고 말해주는 그곳으로 갈 테야
아뿔싸, 거기서도 목탁을 두드린다네
한때 잘 나가던 퀸카는 변비 중
서서 자는 말이 되었네
먼 곳으로 날아가 히말라야 메멋이나 되어볼까 또는
자동차 세일즈우먼으로 전업 희망 중인
그 시절 우리들의 영원했던
Queen C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