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오(TO)를 기다리며

by 박지영JYP

티오(TO)를 기다리며 / 박지영


그는 매일 비틀거렸다

뼈가 솟은 거죽이 찢어질 듯 얇아서

취하고 흥분하고 소리 지를 때

이마와 목덜미에 돋는 울퉁불퉁한 자존심

그동안 어떻게 숨겨두고 살아왔을까

모두들 놀라서 쳐다보곤 했다


오늘 아침,

산책길 바위 곁에 웅크린 뻣뻣한 한 마리 잡목

낯선 자들이 재빨리 들것으로 나른 것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습한 욕지거리

피복을 기다리는 폐전선처럼

딱딱해진 몸에서

시들어버린 욕설이 서서히 빠져나간다


원인은 치사량의 알코올과 한데 바람이라고 했다

미처 거둬가지 못한 빗자루와 쓰레기

유품만 울고 있는

냉기 서린 공원 한 구석

헐벗은 자들이 모여 자신의 정맥에 포도당을 들이부었다

가고 싶었는데 가버린 자를 질투하는 의식이라고 했다


주민 센터 민원실에 전화벨이 시끄럽다

(티오 있어요? 티오)


(티오가 나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요?)


놓아버린 숟가락을 주워갖고 싶은 기다림이 쌓인다

빈자리를 노려보는 기다림들이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다


잔혹한 열망이 공원을 서성이고

한 마리 잡목의 타버린 재가

파란 새의 등을 타고 날아가는 오후


티오가 올 때까지

고도*도 티오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프랑스의 극작가 베케트의 희곡 중에 거론되는 인물의 이름

keyword
작가의 이전글뜨거운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