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에서 / 박지영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기에
가난한 마음 안고 섬진강에 왔네
복 많은 나는 섬진강을 바라보고
섬진강은 나를 바라보네
남녘 마을 봄 여무는 소리에
매화꽃이 쩍 벌어져 온몸을 드러내면
하릴없는 바람 한 점에도 우수수 흩날리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꽃이 되지
흩어져 가벼워지는 일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라고
강이 내게 넌지시 말해주었네
철학을 물었던 그에게도 말해주고 싶은
단순한 진실
날려지면 노곤해진 땅에 뿌리도 내린다는
소박한 진심
복 많은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네
가난한 꽃잎이 바람 타고 날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