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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무 Dec 16. 2022

우연히 마주친 기회를 놓치지 않는 법

올해도 고생한 우리에게

바쁘고 바쁜 학기 말, 한 해를 되돌아보며 또 이것저것 반성하게 된다. 그러려니 할 수 있었던 일들에 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일들이나, 아이의 이야기를 더 따뜻하게 들어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충 흘려보낸 일들이나, 그런 것들. 내가 열심히 살지 않았나? 하는 질문이라면 그건 또 아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것은 맞기 때문에 열심히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뛰어온 나를 안아주고 싶기도 하다.


친한 언니들이 최근 논문을 완성해가는 것을 보면서 논문을 쓰지 못한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무엇을 포기했다는 부끄러움은  평생 따라다닐 것만 같기도 하다. 그런데 얼마  교육청 일들을 하게 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배워가는 나를 보았다. 내가 논문을 썼다면 도교육청의 연수 자리를 거절했을 것이고,  연수 이후에 이어진 추천들 또한 내게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언가를 포기한 대신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왔던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카페에 와서 그림을 그리려다가  블로그를 구경했다. 작년에  글에서 나는 '삶은~'이라는 질문에 꽂혀 있다고 했다. 나는 내가 20 후반이 되어 인생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인  알았는데 매년 습관처럼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알아버렸다. 작년의 나는 '우연'이라는 단어에 혀있었다. 어떤 일들로 무너졌던 엄마가 너무 힘들어 병원 상담을 가던  우연히 짧은 파트타임 일을 구하게 되어 예상치 못하게 건강해졌던 일을 적어 두었다. 엄마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나에게도 거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엄마는 또다시 일어났다. 우연한 기회에. 2022년의 나는 '삶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우리의 숨통을 트이게  준다'라고 표현했다.


최근에 나는 올해 나에게 주어진 기회들에 대해서 '우연'이라고 표현했다. 운이 좋았고, 나에 대한 평가가 너무 좋았고, 우연한 기회를 얻었다고. 그래서 혹시 그 기대가 깨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따뜻한 말들이 나를 안아주었다. ​운이 좋아 만난 우연한 기회가 아니라 네가 이루어낸 것이라고, 노력한 결과를 우연으로 만들지 말라고. 이런 사소한 용기가 또 나를 신나게 한다. 다른 재미있는 일들에 다가가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게 주어진 기회들이 '우연'이라고 믿는다. 아직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고 경험치가 아주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는 지나쳐가는 2022년을 정리하며, 성큼 다가오는 2023년을 반기며, 우연히 마주친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을 다시 한번 목표로 세운다. 내 삶은 언제나 그랬듯 우연히 찾아오는 배움과 기회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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