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일을 마치고 친구와 공연 한 편을 봤다. 밴쿠버에 살면서 가끔 문화생활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한국에서 만큼 다양한 문화를 손쉽게 접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다. 영화를 보거나 한국 가수의 공연을 몇 차례 본 정도였다.
하지만 찾을라 치면, 밴쿠버 한인들이 개최 하는 문화 행사들도 꽤 있다.내 나라 한국의 정서와 음식을 알리는 축제,한인 문인 협회의 글쓰기 공모전 그리고 소극장 공연 등이다.
어제의 공연은 메이저급이었다.
천 오백 정도의 관객석이 꽉 찼다.
1부 순서는 튀르키예와 이탈리아
씨니어 중창단이 무대를 꾸며 주었다.
민속적인 리듬이 살아있는 이국의 음악이었다.
그들 고유의 악기소리도 신선했다.
타국에 살면서 또 다른 나라의 음악과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2부 공연으로 무대를 꽉 채운 건,
우리 교민 합창단의 다양한 순서였다.
'가왕'으로 불리는 대중가수의 헌정 공연
이라 듣는 내내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친숙한 음악들이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그들이 꾸민 B급 감성 가득한 화려한 무대였다.
몸 동작과 의상과 지긋한 연배가 어우러진
공연은 마치 추억의 종합선물세트 같았다.
한 시간 남짓한 공연 중,
노래에 어울리는 의상이 다양하게 바뀌며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대중가요를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자의
역량이 탁월했고, 기타 사운드의
친숙한 멜로디가 한껏 더 흥을 돋우었다.
내가 느꼈던 압권은
'씬 스틸러' 한 분이었다.
시종 무대를 압도하며 신명을 다했다.아주 작은 체구의 그 분은 시종
무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리마돈나'였다.
열정 하나로 큰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다는 걸
그 분의 몸짓이 증명해 보였다.
그녀는 이 헌정 무대의 주인공인,
시대의 가왕과도 어딘가 닮아 있었다.
같이 간 친구와는 "저 분 싸인이라도 받자"며
오는 내내 유쾌하게 웃었다.
잘 하는 것, 최선을 다 하는 것은 멋지다.
더불어,
'즐기는 것'이 전해주는 감동은 더 크다고 느꼈다.
열정이 한껏 돋보였던 공연이 막을 내렸다.
10월중에는 한국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교민을 위해 찾아 오는
공연은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다.
잘 하는 공연이 되길 기대하고,
또한 어제처럼 한껏 즐기는 유쾌한 무대가 되길
마음으로 응원한다.
모두의 수고와 열정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