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일지
소파에서 잠을 잤다.
30도까지 오른 어제 날씨때문에
3층 내 방은 한층 달궈졌다.
한국처럼 열대야같은 현상은 없지만,
선풍기를 틀어도 더운 바람이 나온다.
루이 물 마시는 소리에 깊은 잠이 들지않는다.
횟수가 잦고 음수량이 많아서이다.
당연히 실외 배변도 두배가 되어
새벽부터 아침 점심 밤까지 네 번을 나간다.
어제는 그루밍을 앞둔 수북한 털 아래
피멍같은 멍울을 발견해서 놀란 상태다.
선생님의 출근을 기다리면서
동트는 이른 시간 첫 산책을 다녀오니
잠이 들지 않는다.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 무겁다.
할 수 있는 걸 전부 해볼 수 없기 때문이다
치료보다 손쓰기 늦었을 거라는
얘기를 들을 것 같아 두렵다.
정확도가 높다는 챗지피티에
루이의 혈액 검사 결과를 올려 봤다.
해독하기 어려운 수치의
설명이 상세하게 이어진다.
그러기에 더 무거운 맘이다.
딸과 내 입장의 차이를 조율해야한다.
사랑하지만 놓아줘야 하는 결정의
밀고 당김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는
막대한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이
막고 섰다.
딸의 실망과 슬픔
내 망설임의 주체인 병원비 부담의
간극은 크다.
무능함까지 더해진 죄책감으로
맘이 찢겨나간다.
막내 아들처럼 생각한다는 건
거짓말이고 가식이다.
돈 아깝고 치료가 늦었다면
큰 수고도 하지않겠다는 검은 속내다.
들키고 싶지않고, 이해까지 받고싶어
가증스럽다.
고른 숨을 쉬고 있는지 계속 확인한다.
눈이 뻑뻑하다. 잠은 다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