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여름은 아름답다.
습도가 없어서
끈적한 불쾌지수를 느끼지 않는다.
쨍한 태양 아래 서면
찌뿌둥한 몸 근육이 잘 삶아서
말려 널어놓은 광목 같아진다.
그늘은 온전히 쉼터가 된다.
임업으로만 200년은 먹고 살 수 있을 거란
말이 있다.
캐나다는 어딜 가든
울창한 숲을 이룬 곳을 만난다.
집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피톤치드 향과 짧은 산문시 하나
창작할 향기의 시간 속에 머물 수 있다.
우기인 가을 겨울의 을씨년스러움과
바꾼 호사의 계절인 셈이다.
가장 핫한 세계 여행지들의
한여름은 말 그대로 가장 'hot'한 곳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폭염으로
45도에 육박한단다.
이것은 인간의 목숨을 앗을 수 있는
잔혹한 더위, '혹서'가 맞다.
여름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 옛날 어린 시절
에어컨 같은 변변한 시설이 없을 때는
사는 집 골목 평상에 모여 앉고는 했다.
동네 사람들과 돗자리 위에서
부채질하며 큰 수박 한 통을 쪼개 먹는
맛으로 여름을 났었다.
1980년대 티비 속 등장하는
골목집 앞 돗자리 위에 누운 풍경은
내게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요즘의 여름은
보내기보다는 '여름나기'가 맞는 말 같다.
무더위를 질색하는
내 남동생이 맞는 한국의 여름과,
전 세계 많은 곳의 폭염이 대책 없이 뜨겁다.
염천 하에서 비지땀을 흘릴
많은 이들이
나름의 방법들로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여름이 되기를
그저 막연히 바란다.
견디기의 계절, 한여름을 나고 있는 곳에
얼음 빙수 같은 서늘한 응원의 마음을
실어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