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다는 것

by Grace k

스물아홉 해 전
나는,
친정엄마 맘을 헤아리고
효도를 다해야지 하던
대한민국 장녀였다.
2.72킬로그램의 작고 마른 아이가
내게 선물로 찾아오며
나 또한,
엄마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 수 있었다.
지금은,
2.72킬로의 작고 소중하던 아들을
든든한 맞이로 둔
두 성년의 엄마가 되어 있다.
옛날 부모들을 떠올리며
상상할 수 있는 어른스러움도
희생적인 모습도 내겐 없다.
그럼에도 엄마가 되었고
할머니가 되어가는 길목에 있다.
그저 주어진 엄마 타이틀은 컸는데
나 자신은 참 보잘것없다.
그럼에도 내 아이들은,
햇살처럼 밝고,
나무처럼 푸르게
잘 커 주었다.
그 아이들의 엄마로 살았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시간이었다.
그러하기에,
내 축복 같은 두 아이에게
지치면 돌아올 수 있을 본향 같으면 좋겠다.
엄마가 있기에 힘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원천이면 좋겠다.
아이들이 꼭 필요할 때
수혈해 줄 수 있는
딱 맞는 혈액형이고 장기이면 좋겠다.
마지막 인사를 나눌 즈음엔
그들에게 내려놓아야 할 버거운 짐이 아니라,
반려견 우리 루이처럼
천국 가서 먼저 기다리다
마중 나와 줄 거라는
보고픈 이로 남으면 좋겠다.
아들, 딸
내게 와 줘서 고마운
큰 선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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