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설레는 계획하기
살면서 설레는 일이 생기는 건 유의미하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일,
읽고 싶던 책을 손에 넣는 일,
그 안에서 보석같은 문장을 만나는 일,
멋진 풍경 앞에 압도되는 일,
내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이나
음색에 취하는 일 등이다.
특별히 잘 하는 게 없는 내게 있어
그 모든 것들이 창의적이지는 않다.
그저 듣고, 보고, 읽으면서 즐기는 일일 뿐이다.
그러나 잘 살아갈 수 있게하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수동적이지만 능동적인 삶으로의 유도장치이고 순 기능들이다.
거기에 이 모든 걸 결합한 설렘의 버전은
여행, 그리고 그 여행을 계획하는 일이다.
어제 친구를 만나 숲길을 걸었다.
우기인 밴쿠버에 햇살이 나왔다는 건
걸으라는 알림이다.
게으름을 걷어내고 친목을 도모하라고
자연이 초대해 주는 소박한 상차림 같다.
늦가을이 빠져나가려는 자리는 고요하고 쓸쓸했다.그러기에 그 사이로 새어드는 빛은 더 찬란하다.
걸으면서 사는 얘기를 나누다가
의기투합했다.
'여행을 떠나자'
무채색으로만 칠해진 도화지에
선명한 총천연색을 칠한 듯 생기가 더해졌다.
펀드를 모으는 데 즉시 합의했다.
우리 둘 만의 어카운트인 셈이다.
액수의 많고 적음보다
둘이서 만들어낸 삶의 동력이 될 약속에
오랜만의 설렘을 만난다.
어디로 갈지는 정해졌다.
"발길 닿는대로와 짜임새 사이를 조율해 봐야지."
그 여정의 꽉찬 기대감이 올 겨울나기에
손난로처럼 온기로 전해져 온다.
내가 사는 동네 공원은 heron-왜가리-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가을이 빠져나가는 자리 겨울이 들어올 채비중이다
흑백같은 맨홀 뚜껑위에 떨어진 단풍잎 한장이 예뻐서.
"어떤 순간 가장 설레일까요?"
덧)일반 발행으로 잘못 눌러 삭제하고 연재발행으로 다시 올립니다.
라이킷 눌러 주신분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