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와 함께
산책을 나서려고 문을 여는데
찬 공기가 '후욱' 얼굴에 끼친다.
내음으로 구분되는 계절감이 있다.
쓸쓸하고 을씨년스러운 무채색의
공기, 겨울이 "나 왔어"
청하지도 않았는데 무심하게 들이닥친
불청객처럼 앞에 우두커니 섰다.
루이의 노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곳은 모질과 탈모다.
가르마처럼 등을 가르며 성겨지는
털 때문에 두툼한 외투를 입히는 건 필수다.
떨어진 낙엽조차 다 쓸려가 버린
찬 바닥을 걸어야 하는 산책이다.
신을 준비했지만 보행을 어색해하는
루이와 발걸음 맞춰 천천히 걷는다.
그렇게 하루 네 번 중의 첫 산책을
끝내고 들어오는 이른 아침이 일상의 시작이다.
바깥 온도의 냉랭함이 있기에
집안을 들어섰을 때의 온기는 더 반갑다.
발걸음이 무거워도 따라나서는 루이의
꿍꿍이를 안다. 이 산책 후 보상처럼 찾아오는
아침밥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간도 배지 않은 사료에 끓여낸 닭가슴살
삶은 당근 조각을 저렇게나 맛있게 먹는 녀석이
그래서 또 예쁘다.
근육이 빠져나가 움직임이 둔해진 루이다.
우리 집 천사로 10년째 살고 있다.
그전 두 집을 거쳐왔으니,
수의사가 검진으로 가늠하긴
열서너 살이 된 셈이다.
중소형견의 나이니까 환산하면 팔순가량이다.
잘 자고 산책 나가면 그래도 바짝 올라가는
꼬리도 반갑다.
엄마가 들어오는 기척은 듣지 못한다.
'부스럭' 간식을 꺼내 들면 몸을 일으키고
다가온다. 그래서 또 예쁘다.
그렇게 조금 더 늦게 너의 시간이 가면 좋겠다.
추운 겨울이 찾아들었지만 같이 보내자.
그렇게 한 뼘씩 길어질 낮을 기다리고
따스해질 봄도 맞자꾸나.
몸을 동그랗게 말고 곁에서 잠이 들었다.
루이의 온기로 묘한 안도에 젖는 아침이다.
친구가 선물한 예쁜 옷이 몸에 맞았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