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놓쳤다. 앞선 차는 제 시간보다 빨리 오고 다음 차는 몇 분 늦는단다. 다행히 비가 그쳐 조금 걷기로 했다.
풍성하던 잎이 지고 길바닥을 어지럽게 뒹굴던 마른 잎조차 치워진지 오래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텅 빈 무채색 하늘이 겨울의 한가운데 와있음을 알린다.
시간은 늘 같은 리듬으로 흐르고 있는데 내가 체감하는 그것은 사뭇 다르다. 25년의 시작날을 기억하는데 또다른 새해가 머쟎았다.
매번 이 즈음이면 걸음을 멈추고 한 해를 되짚는다.
특별할 것 없던 날들을 지나왔다.
일, 가족, 반려견, 여행 그리고 사람들과 교제하고
무엇보다 다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평온한 일상을 건너왔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글을 쓸 수 있었다.
잘 쓰지 못하지만 나만의 공부방 같은 곳이 되어주었다.
나눌 수 있는 글벗님들로부터
위로받았고 배울 수 있었다,
휴면계정처럼 방치되었던
사유와 추억을 깨울 수 있어 즐거웠다.
저무는 해에 감사할 제목을 세어본다.
모두에게도 감사로 마무리되는 올 연말이기를 바랍니다.
일을 마치고 귀가길 버스를 내리니 오후 4시를 조금 넘었을 뿐인데 어스름이 내린다.
반짝거리는 조명이 어둠을 밝히며 하나 둘씩 켜진다.
연말이고, 성탄이 가까웠다.어두운 곳에도 빛이 스미는 모두에게 조금은 더 따스한 해의 끝자락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