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by Grace k

비가 그쳤다.
이어질 한주간의 예보는 흐림도 없는 맑음이다.
겨울내내 우중 밴쿠버는 각오 하던 차라
반짝선물 같다.
특별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루에 네 번 이어질 루이의 산책이 수월해진다.덧입고 씌우던 무장도 다소 해제할 수 있다.

이틀째 일 쉬는 날,
제대로 '집콕' 해 보기로 한다.
한 권의 책을 절반도 읽지 않은 상태로
Renew해 두었다.
보고싶던 책을 빌려다 놓고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완독하지 못했다.
게으름에 집중력이 흐릿해진 탓일까.

영화를 몰아보는 시간이 길었다.
좋아하는 고 안성기 배우를 나혼자
기리고 추억하는 시간으로 보냈다.
다시보는 영화들은 여전히 좋았다.
내 젊은 날의 감성과 다른 현재,
그리고 떠나간 배우의 그리움이 버무러져
또 다른 체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
일터로 향하는 날은 예정된 버스 시간보다
한참 서두르는 편이다.
매일 보는 동네지만 폰으로 찍는다.
비슷한 풍경이지만
기분과 공기가 주는 온도가 다르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즐거워서 기꺼이 할 수 있는
지금의 나도 나됨으로 받아들이는 요즘이다.

끊임없을 것 같던 빗소리의 세찬 음이 멎었는데
조용한 바깥이 낯설기까지 하다.

잠깐 문 밖을 나섰다.
안 불러도 기꺼이 나가는
19년차 동네 지킴이는 마음의 소리에
또 그렇게 이끌린다.

집 앞 별다방의 오늘

단풍국다운 늦가을의 같은 자리 다른 색감



가벼운 겉옷에 장바구니만 들고 나섰다.

봄이오는듯한 착각마저 든다.

영상 10도가 일주일가량 이어지고

햇살 가득한 날이란다.

비만 그치면 좋겠다..

싶었는데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어진다.

내 멋대로 변덕을

불러오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