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야기

by Grace k

드라마 속 인물로 살아본다면 닮은 꼴이 있을 법하다.
‘희’ 버전에서는 고전 만화 캔디. 어려움 속에서도 밝고 꿋꿋한, 햇살 같은 캐릭터. 아니면 빨강머리 앤도 좋다.
멋대로 상상해보는데 유쾌하다.
‘노’.
결혼이 더불어 행복을 찾는 서사이기보단 혼자만도 못한 선택이었다는 자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속박당해야 했던, 비혈연 구성원들과의 부조화.
‘애’.
착하고 성실한 것만이 메리트인 대한민국 장녀의 이민이다.
홀어머니와 약한 지체를 가진 남동생을 더 외롭고 아프게 하는 원인의 제공자로 한몫 했을 것이다.
‘락’.
그럼에도 자의든 반타의든 선택했던 내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 이 자리에 있다.
듬직한 아들의 독립을 지켜봤고, 소울메이트 같고 때론 언니 같은 딸의 대학 졸업식을 이틀 앞으로 맞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사는 것은 어느 한쪽 감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쁨 가운데 분노할 때도 있었고, 슬프지만 또 그렇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내 앞에 놓인 인생이 내 뜻대로 다 되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만나게 될 허들이나 대소사들이 자로 줄 긋듯 규정될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지나온 시간의 열심이, 때마다 만났던 희로애락들이 얽혀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이렇게 또 살아가 볼 것이다.
고단했지만 나쁘지 않은 선택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양갈래 길에서 잘못 들어선 것 같은 길 위를 내 방식대로 걸어왔다.
흙도 털고, 돌부리도 치워가며, 큰 비와 천둥번개는 처마 밑을 찾아 피해왔다.
드라마 퀸의 해피엔드를 상상해 볼 때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내 인생은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라는 현실적인 다짐을 가져본다.
‘인생’
저마다의 지문처럼 누구 하나 같은 이는 없으니까.
이대로 묵묵히 내 길을 간다.
적어도 그림자 하나는, 내가 사라질 때까지 내 벗 해줄 테니까.
고독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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