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이가 그레이스에게

3월 그리고 나

by Grace k

만보기를 찼으면 확인해 볼 수 있었을 텐데.
일과 귀가를 합쳐서 2만 보쯤 걸은 것 같다.
바쁜 노동과 40여 분 햇살 받으며
걸은 뿌듯함도 잠시,
집에 와서 맥을 못 추고 뻗었다.

봄에 설레면 뭐 하나.
축 쳐진 체력이 소생하는 계절을
맞닥뜨릴 근력을 상실했는데 싶어 아연했다.
소환하고 싶지 않은데도
왕년에는 안 이랬다는 서글픈 변명이
꾸역꾸역 차올라 맥이 빠진다.

결국 오늘도 비몽사몽한 낮잠으로
피로 해소를 도모했다.

남들하고 비교하며 살지 않는 편이다.
내게 좋은 일은 감사하고
주변인의 기쁜 일은 내 일처럼 기쁘다.
자족은 기프트-은사- 이지만
남과의 비교 전쟁에서는
늘 살짝 비켜가듯 살았다.

하지만,
"그레이스야.
이 체력은 네 또래 친구의
에너지 절반 꼴도 되지 않아"
스스로에게 한 방 쓴소리를 해본다.

"봄 왔잖아,
앞에 3자 달린 계절을 기다렸는데
소생하는 생명들 앞에 쭈글이는 그만!"

기지개 쫙 켜자.
기운찬 발걸음 성큼 내딛는 체력들과
내 처지는 비교하자.
자극받아서 조금 더 열심을 내자.

3월 첫날의 자기반성과 각오로
하루를 연다.
새 계절의 첫날은,
이렇듯 사뭇 비장하다.

일터에서 나와 십여분을 걸으니

공원은 봄 기운으로 환하다.

광합성 광합성!!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