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이젠 계단 오르내리기가 버거운 루이.
올리기는 무조건 안아야 하는데
내려오는 것도 힘겹다.
넘어지면 일어서기 힘들어해서
안전우선으로 든다.
그래도 꽃 핀 거리를 느릿느릿 걸으며
여기저기 냄새를 맡는다.
처방받은 독한 항생제를 거부하면
복용을 중지하라 했지만 잘 먹고 배변도 잘했다.
기특하다.
작년 6월, 몇 번의 기절과 배변 실수 후
병원을 찾아 행한 혈액검사 결과가
참담했었다.
언제 의식불명 상태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염증수치, 간, 귀 이상 심장 이상
쿠싱증후군... 안락사를
담담하게 전한다.
간식 앞에 꼬리가 바짝 올라가고
식사 때면 마냥 신난
루이에게 아직은 살 이유와 의지가 있다.
그저께 방문한 병원에서 전해 듣는
수의사의 말은 더 가혹하게 느껴진다.
루이를 보내주기 싫은 우리 욕심일까,
잠깐 고민했지만 8개월 전 상태 이후 한 번도
쓰러지지 않았다. 더 자주 산책을 다니고
식사도 신경 쓴다. 의학적인 수명은 다했어도
루이는 아직 때가 아니다.
그렇게 먹고 느릿하게 걸으며
지금껏 버텨주고 약도 거부하지 않는다.
작년 그때 이후의 삶은 덤이고,
우리가 만들어가는 기적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아침을 눈 깜짝할 새 비우고
간식도 야무지게 받아먹은 루이가
또 잠 삼매경이다.
햇살 드는 창가에서 sunbathing-일광욕-
즐기는 루이에게 쏟아지는 봄햇살을
원 없이 퍼다 날라주고 싶다.
받아만 주렴, 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