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로 살면서(feat.친구)

by Grace k

Fort Langley라는 예쁜 소도시가 있다.
광역 밴쿠버의 외곽에
자리 잡고 있어 드라이브를 겸해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화창한 6월의 그곳은 여행을 떠나온
느낌이 들도록 싱그러웠다.
아기자기한 antique shop들이 보인다.
커피콩을 볶아서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로스터리가 그윽한 향을 전한다.
내가 사는 밴쿠버는
고층의 콘도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지만,
이곳은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이다.
개성 있는 주택들이 제각각의 모양으로
들어서 있다.
산책 나온 개들의 모습도
유난히 다양하다.
좁은 실내에서 키우지 않아서인지
중형, 대형견들이 많아 보인다.

얼굴 없는 가수로 알려졌었던
김범수의 '하루'라는 노래 기억하실지.
이곳 Fort Langley의 경비행기 격납고를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었었다.
밴쿠버 공연을 왔을 때
보러 갔던 팬심으로 시시콜콜한 것도
기억해낸다.
함께 간 친구와 이전 이곳을 함께
왔을 때를 기억하며 키득대고 웃었다.
우리는 좌충우돌하며 이곳 저곳 많은 여행을
함께 했었다.
비슷한 시기에 이민을 온
그 친구 가정과의 동행은
이민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속내를 훤히 드러내도 흠잡힐 걱정이 없는
벗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추억해보는 이민생활중,
기쁨, 슬픔, 울분 그리고 감사를 함께 나누었다.
그렇게 비슷한 공감대를 가지고
나이 들어가는 중이다.
친구도 나도 매 순간 열심을 다해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잘 살았는지는 글쎄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 같다.
나이테처럼 켜켜이 쌓이는
우정에 금테를 두를 순 없을 것이다.
삶이 버겁다고 느껴질때
떠올릴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든든한 일이다.
내게 그런 벗이 있듯이
나 또한 그런 이가 되어야할텐데...
조심스러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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