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했던 하루를 보냈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서버의 역할은 바쁜 만큼 힘든 건 사실이다.
10년 가까운 시간을 한 곳에서 일하니 편안하게 서로 안부를 챙기는 손님도 많다.
어제는 유난한 날,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음을 실감한 날이다.
4인 가족이 음식 1인분을 시킨다.
한국은 1인 1음식은 시켜야 하는 규정이 있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그다음부터다.
어린 두 아이가 마구잡이로 어지럽히고 떠든다.
바닥에 흘린 밥알도 적잖다.
쓸어모으니 스시밥 한 알은 나올 듯하다.
징크스처럼 그런 날은 다양한 종류의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기본 이상의 서비스를 요구한다.
잘 차려입은 중년 부인들의 식탁에선 미를 가꾸는 이야기가 화제다.
미모 유지는 재력과 비례한다는 취지의 높은 목소리가 잘 들린다.
메뉴에 없는 서비스를 요구해서 약간의 비용이 발생하는 걸 정중히 말씀드렸다.
어이없어 하면서 “그러면 됐어요.” 다.
난 사장도 아니고, 그분은 초면이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지만, 5% 정도의 팁을 던지듯 하고 떠난다.
많이 덥거나 습도가 높은 날도 아니었다.
그런데 화난 손님, 매너라는 걸 듣지도 보지도 못한 손님, 딴지 거는 손님...
오늘은 역대급인걸.
마음을 비우자, 다짐한다.
점심을 먹고, 달달한 후식에 카페인이 들어가니 좀 기운이 난다.
해가 가장 긴 요즘인데 오늘은 오후 손님들이 일찍 든다.
“월요일이라 바쁘지는 않을 거야.” 했다가 뒤집어지듯 손님이 몰렸다.
낮에 오신 손님이 저녁에도 오셨다.
‘최고’라시며 3일을 연속으로 오신 손님도 계신다.
너무 예쁜 중년의 손님을 뵙는데, 말씀은 더 예쁘게 하신다.
오후는 몸이 많이 바빴지만,
마음이 회복되고 매출도 오전 시간을 만회하고 남았다.
“그래,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구나.
사람은 더 마찬가지인걸.”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오후 9시가 넘은 시간도 어둡지가 않다.
이렇게 1년 중 낮 시간이 가장 긴 하루는 내게도 잊지 못할 긴 하루가 되어 저물어 간다.
몸이 피곤하고 땀은 범벅이 되었지만,
뜨거운 샤워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집 막둥이 루이를 안으면,
그 피로는 회복제로 바뀔 것을 알기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