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회색 구름이 낮게 내려앉았다.
금방이라도 비를 몰고 올 것 같아 을씨년스럽다.
6월의 후반이라기엔 서늘해서 외출을 위해선 윗도리 하나쯤 챙겨야 한다.
올여름 많이 더울 거라 했는데 매일의 날씨 편차가 심하다.
일기예보상으로 일주일 후는 30도를 육박한다.
'변덕이 죽 끓듯', 아니 '변화가 무쌍한' 날씨다.
날씨만 그럴까, 변수천지인 세상을 산다.
비단, 요즘이 유난스러운 것일까.
흥미로운 얘기를 전해 들은 적 있다.
3천 년 전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요즘 아이들 말 안 듣는다"라는 취지의 상형문자가 발견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고대의 단편적인 기록만 봐도
세상의 문제는 고대나 근·현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눈 떠서 만나는 뉴스를 보면 세상은 시끄럽다.
이렇게 돌아가는 게 맞는 걸까 싶을 만큼 어질어질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한 일상을 살아간다.
일을 하고, 딸과 반려견과의 동거에 집중한다.
벗들과의 시간을 가지며 사는 얘기를 두런두런한다.
새롭게 생겨난 문제를 고민하고, 어렵사리 해결하면 안도한다.
애써서 바뀌지 않을 것들은 슬쩍 비껴간다.
적당히 타협하는 작은 나이다.
어제,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삶도 그렇게 이어갈 것이다.
오늘도 내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싣는다.
일터가 적당히 바쁘면 좋겠고,
지금은, 내일모레 있을 병원 검사에서
반려견 루이가 큰 병 진단을 받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