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여행(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 2016.10.03(월)
여행 둘째 날이다.
오늘 코스는 오전에 카잔성당등 두 곳을 보고, 오후에 여름궁전을 보러 갈 계획이다.
두 궁전은 규모 면에서는 성이삭성당보다 조금 작고, 내부는 성스럽고, 경건한 분위기이며, 찬란함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이다. 두 곳을 둘러보고, 늦게 먹은 아침으로 시간을 조율하기 위해서 카페를 들러 커피 한잔을 하고 여유 있게 인근의 러시아 식당으로 가서 전통음식을 시켰다. 송아지 고기와 돼지고기 석쇠에 돌린 것, 특히 돼지고기가 입에 잘 맞는다. 마치 맛있는 멧돼지고기를 씹듯이 육질에 독특한 맛이 난다.
여름궁전을 가기 위해서는 인근에서 전철을 타고 6 정거장을 가서 버스로 갈아타야 한단다. 전철을 타기 위해서 에스컬레이트를 탔는데, 지하로 내려가는 깊이에 놀랐다. 어림잡아 10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땅 속으로의 하강, 어마어마한 깊이의 지하로 내려왔고, 마치 다다른 지하는 궁전같이 느껴진다.
전철은 아주 자주 오는 것같이 별로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전철은 우리와 같이 세련되지 않아서, 역사로 들어오는 소리도 요란할 뿐 아니라, 내부도 엄청 투박하고 고객을 위한 세심함이 우리보다 많이 떨어진다.
드디어 지하철에서 내려 환승하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 큰 시내버스는 우리 시내버스보다 길이가 길고, 내리고 타는 출입문이 세 곳이다. 또 어떤 시내버스는 그 버스 뒤에 또 한대를 붙여서 끌고 다닌다. 내부는 앞차와 뒤차가 왕래할 수 있게 연결통로가 이어져있었다. 신기한 것은 총 5곳의 승하차 출입문이 있고, 많은 승객들이 드나드는데, 승무원이 어떻게 알고 앞뒤를 왕래하며 버스요금을 받을 수 있을까? 신기하다.
또 한 가지 이곳 러시아에서는 버스 승무원이나, 박물관등 큰 건물의 경비나 검색요원들이 모두 노인들이란 것이다. 노인들의 일거리를 제공하고 대접받는 나라인 것 같다. 비롯 사회주의 나라지만 그런 측면에서는 우리 같은 자본주의보다는 좋은 점이라 생각된다.
버스로 환승하는데 우린 약 20명 정도 탈 수 있는 조그만 버스에 올라탔다. 마치 마을버스 정도 된다.
이곳은 지하철이든 버스를 타든 이용 할 때마다 돈을 낸다. 상대적으로 우리의 환승제도가 이들이 봐서는 얼마나 부러울까? 도 한번 생각해 본다.
옛 소련연방이 동으로 세력을 뻗치고, 서방의 제국주의 세력들이 소련의 팽창을 막으려고 할 때, 가장 서쪽으로 서진을 하여 발트해에 발을 디뎌놓은 곳, 발트해 맨 끝자락 바닷가에 황제들이 기거하는 여름궁전이란 어마어마한 궁전을 조성했는데, 역시 옛 소련의 규모, 세계 최대영토를 보유하고 있고, 제국주의 시대에 내로라하는 열강과 다투면서도 지속적으로 팽창했던 러시아의 저력을 보는 것 같다.
공원은 윗공원과 아랫공원으로 나누어졌는데, 윗공원은 아랫공원을 가는데 양념으로 보는 곳으로써, 아랫공원 입장료만 받는다. 엄청난 넓이, 마치 황금으로 많든 것 같이 노랗게 빛나는 조각상들은 러시아의 힘을 관람객들에게 과시하려는 것 같다.
발트해를 바라보며 조성되어 있는 해변도 걸어보며, 후세에 보여주고자 하는 러시아 지도자들의 마음이 읽혀지는 것 같다. 엄청 넓은 규모의 공원을 두어 시간에 볼 수는 없는 것, 좀 늦게 출발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두워지는 발트해의 저녁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저녁은 무엇으로 해결할까? 숙소 인근 패스트푸드 점에서 우리의 전 같은 것에 소시지를 마른 것 두 종류와 탕 같은 무언가를 사서 숙소로 왔다. 캔맥주 두병도 추가로 사 와서 아들과 저녁 겸 마셨다.
이곳은 오늘 새로 입주한 simpl hostel, 6인실의 2층으로 된 3개 침대 중 방 가운데에 있는 중간 침대를 배정받았다. 침대를 보니 폭 1m 정도에 1,2층 모두 옆 난간에 안전장치가 없다. 어처구니도 없어 옆 침대로 바꿔 줄 것을 요청했으나 예약되어 있는 거란다. 기가 찬다. 이렇게도 무책임한가. 건장한 성인 남성의 어깨까지 닿을 정도 높이의 좁은 2층 침대에 보호 난간도 없어 자다 떨어지기라도 하면? 하는 불안감으로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