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여행(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 2016.10.06(목, 모스크바 이틀째)
모스크바 여정 이틀째, 아침에 깨어보니 10시가 되어간다.
호스텔에서 간단히 제공하는 빵과 게란 하나를 먹고 밖을 나섰다.
시간은 거의 12시가 다 되어간다. 어제 갔었던 붉은 광장 쪽을 향했다.
오늘은 크램린궁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어제 봐뒀던 붉은 광장 뒤편에 길거리 점포라고 해야 할까?, 포장마차라 해야 할까? 에 가서 배를 채우기 위해서 돼지고기 꼬치를 얼마냐? 고 묻자, 60대는 됨직한 아주머니가 750루블이란다. 너무 비싼 듯하여 인근에 있는 다른 가게를 드렀다. 350루블이란다.
희한하다.
왜 똑같은 음식이 두 배나 차이가 날까?, 한 개를 주문해서 먹는 돼지고기는 약간 적기는 했지만 아주 맛있다.
크램린궁을 가기로 했다. 입구를 찾으며 넓은 주변을 돌았으나 쉽게 찾을 수가 없다. 간신히 매표소 인근에서 물어물어 얻은 답이 오늘은 개장을 않는단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목요일은 쉬는 날이란다.
어디를 갈까?
짜리찌노 공원을 가기로 했다. 이곳에서 좀 멀기는 하지만 모스크바에서는 가장 유명한 공원이란다. 짜리찌노 역에서 내려 먹을 곳을 찾다 인근 건물 입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여기의 풍기는 인상은 이슬람인 모습과 흡사하다, 방문하는 손님들도 백인의 러시아인들과는 좀 다른 모습들이다. 만두와, 구운 소고기를 주문해서 배를 채우고 공원으로 갔다. 중앙에 호수가 잘 다듬어져 있고, 호수 건너편엔 예전에 지어진 궁궐이 보인다. 공원을 가로질러 구경을 하면서 러시아 황제들은 무슨 이유 때문에 모두가 거대한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했나?라는 의문을 남기게 한다. 어느 황제가 어느 궁전을 짓고, 또 그렇고, 또한 다른 황제들보다 적어도 작지는 않게?
부질없는 것을!
러시아가 부러운 것은 어떻게 그렇게도 오랫동안 번영을 누릴 수 있었을까?, 그리고 지금에 와 있을까? 대부분의 나라는 긴 세월 동안 훌륭한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나라를 기울게 하는 지도자도 있을 법도 하건만, 러시아는 수 백 년 동안 지속적으로 세를 확장해 왔고, 지금도 세계에서 최고의 넓은 영토를 소유하고 있다. 그들의 삶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극동의 끝 블라디보스톡까지, 과거에는 북미 대륙의 알래스카까지 그들의 영토였던 것을 보면 부럽고도 신기하다.
그리고 아찔하다,
자칫했으면 힘이 없던 구한말 제국주의 시대에 우리 한반도도 소련의 영토에 흡수될 수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우린? 란 의문을 같게 한다. 우리 조상들과 지도자들은 왜 이 좁은 반도의 땅만 집착했을까? 왜 저 넓은 대륙으로 뻗어나갈 웅지를 펴지 못했을까?.
짜리찌노 공원을 구경하고 다음은 무슨 구경을 할까 망설이다 모스크바 유람선 관광을 하기로 했다. 오후 5시와 8시 유람선이 있는데 출발해서 시내를 돌아오는데 2시간 30분의 시간이 걸린다.
우린 5시의 유람선을 타기로 하고 출발했으나 예상외로 시간이 촉박하다. 10분 전에 승선을 하고 실내에 들어서니 식당칸이다. 중국 단체여행객인 듯 30여 명이 창가에서 음식을 주문하여 먹으며 시끌벅적하다. 너무 비싼 음식에 우린 시내 관광만 했다.
종일 구름이 잔뜩 끼어 5시에도 조금 우중충하더니 얼마간 시내로 들어서니 어느덧 모스크바의 시내는 어둠이 깔리고 야간 조명은 모스크바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역시나 최고의 야간조경은 크램린궁 주변, "그래도 첫 번째 방문했던 생페테르브르크를 따를 수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강변을 걸으며 감상했던 생페테르부르크의 야경이 떠오른다.
좀 길게 느껴지는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10여분 거리에 있다는 음식점을 찾아 걸었다. 시장기가 든다. 마트를 찾아가서 저녁 먹거리로 캔맥주 3병과 간단한 안주를 사고 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러시아에서는 드물게 자본주의 색채가 짙게 물든 시가지다. 현대식 큰 건물과 야간 조명, 각자 자신의 상점을 홍보하는 화려한 간판들…
4층 식당을 찾아 들어가 약 10,000원만 내면 무한 리필이란 얘길 듣고 오랜만에 부담 없이 마음껏 먹고자 맘을 먹었다. 음식은 사라다 종류가 대부분, 그래도 맛있게 또 배부르게 먹었다.
오늘도 바쁘게 돌아다닌 하루였다. 숙소로 돌아와 캔맥주에 얘기를 나누다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