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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모스크바에 발을 디디다

최고의 여행(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by 정달용

[15. 모스크바에 발을 디디다]


☞ 2016.10.05 (수, 모스크바 1일 차)


Simple hostel에서 아침 일찍 샤워를 하고 모스크바로 떠날 채비를 했다.


아침 7시 6분 출발이다. 잠을 설쳤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긴장감도 있었지만 옆 침대의 여행객이 불을 켜고 자는 바람에 수시로 잠을 깬 것이다. 미리 짐을 챙겨놓고 5시 30분경에 아들을 깨웠다.

모스크바에 도착하여 전철을 2번 갈아타고 예약해 놓은 dream house에 도착했다. 그러나 오후 2시부터 입실이 가능하단다. 임시 짐을 풀어놓고 식사를 하기 위해서 인근 식당을 둘러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다. 다시 숙소로 돌아왔고, 아들이 호스텔에서 간단한 먹거리를 사서 데워왔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거주할 방에 안내되었다. 방은 예상외로 깨끗했고, 4인실 방의 바로 창문 앞이 개천이 흘러 보기가 좋았다. 4인실 방인데도 우리 2명만 사용하게 해 준단다. 잘됐다.


드디어 짐을 풀고 크램린궁이 있는 곳으로 갔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크램린궁과 카잔성당, 붉은 광장, 굼백화점등이 밀집되어 있었다.

조금 걸으니 모스크바 강이 나오고 다리에 올라서자 강 건너편에 웅장한 서양식 성채가 나온다. 바로 크램린궁, 강폭이 생각했던 것보다 좁다. 모스크바강은 우리 한강보다 훨씬 넓겠지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좁다, 강폭은 약 400m 정도 될까? 단지 물은 강폭 전체를 가득차 흐르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고, 넓은 광장 옆을 지나 굼백화점에 들어갔다. 관광 패키지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그러나 통하지 않는 말은 우릴 당황하게 만들고, 일찍 모스크바로 향하느라 먹지 못한 배는 더욱 허기를 지게 한다. 먼저 어디서 밥부터 먹어야겠다.

(구) 아르바트 거리로 향했다.


그곳이 먹거리가 있다며 여행가이드에서 추천한 곳이기 때문이다. 붉은 광장 뒤편으로 돌아 좌측으로 한참을 걸어 (구) 아르바트 거리에 도착했으나 서울의 어느 화려한 거리쯤으로 상상했던 것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많은 사람과 화려한 거리로 생각했던 우리는 그저 우리 중소도시의 중심가 정도 되는 한가한 거리였다. 이것이 사회주의와의 간극인가? 미리 알아뒀던 my my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서 허기진 배를 잔뜩 채울 수 있었다.


원하는 음식마다 주워 담고 값을 보니 우리 돈으로 약 18,000원 정도, 너무 심하게 주문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종업원들도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그동안 아침, 점심 변변찮게 먹었기 때문에 그것으로써 위로를 하고 식사를 했다.

어두워지는 거리를 뒤로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밤에는 아들과 보드카 한 병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오늘도 바쁘고 힘든 하루였다.


이곳 러시아는 희한한 것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자본주의인 우리와 사회주의인 러시아는 생활의 편리함 측면에서 많이 다르다. 화장실의 남자변기는 너무 높아, 나도 소변보기가 불편할 정도다. 사용하기 어려운 세면기는 왜 만들어 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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