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찾다가 죽다 Jan 01. 2022

안티 에이징의 본질

여행과 독서

 누구나 1년에 한 살씩 더 먹지만 세월의 눈금은 그렇게 딱 떨어지지는 않는 듯싶다. 

보통 때는 1년에 1년만큼씩 자라지도, 늙지도 않는다. 

그러다 어느 때가 되면, 내 경우 중2에서 중3 사이, 1년에 13센티가 자랐다. 


 또 나이 들어서는 제법 젊어 보인다 싶다가도 어느 해 아프고 나니 갑자기 네댓 살은 더 들어 보인다. 

분명한 건 거죽이 젊어 보이건 늙어 보이건 상관없이 생각만큼은 몸뚱어리만큼 시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국적 불문에 만인 공통이다. 

어쩌면 이런 연유로 해서 나이가 들면 노파심이라는 게 자리하는가 보다. 

내가 아는 바로는, 내 경험에 비추어.. 등등으로 훈수하고 간섭하려 든다. 

그럴 때마다 내가 나서기에는 세상이 너무도 달라졌음을 상기하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침묵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거리 두고 외면하는 게 능사인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생각?

김영민 교수(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 2019)는 ‘생각의 무덤은 텍스트고 그 텍스트가 묻혀 있는 곳은 콘텍스트’라고 했다. 또 누군가는 ‘작가의 생각이 끝나는 지점에서 독자의 상상은 시작된다’고 한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하면 결국 텍스트를 살려내는 힘은 읽는 이의 상상력에 달려있다. 

상상력의 엔진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익숙함에 불편해하고 지루함을 떨쳐내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그 현상은 부지런함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생각의 발단은 독서다.

노화를 더디게 하는 온갖 종류의 건강 보조 식품이나 영양제, 화장품, 장신구, 의상 등이 넘쳐난다. 이것들을 먹고 마시고 걸치며 찍어 바르면 분명 호적보다는 몇 살 더 어리게 볼 것이다. 그래도 그의 몸동작은 오늘 하고 그가 쓰는 단어는 올드하며 그 생각의 편협함은 감출 길이 없다. 

소나무의 껍질이 갈라지고 검버섯이 덕지덕지 앉아도 그 푸르름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뿌리에서부터 빨아들이는 생명력에 있다. 

늘어진 가지마다 받아들이는 햇살에 있다. 

온몸으로 마주하는 바람결에 있다. 

나이 들어가며 염려해야 할 것은 뻣뻣해지는 몸뚱이가 아니라 딱딱해지는 생각이다. 

그 생각에 수분을 공급하는 딱 두 가지는 여행과 독서다. 

여행은 가슴 떨릴 때 떠나봐서 코로나 때문에 무릎이 떨리는 지금은 자제 중이다. 

다행히 눈은 조금은 침침하지만 아직은 읽을 만하다.  

생각을 조금은 더디게 늙게 하고 싶은데 다행이다  

작가의 이전글 노인 심리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