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권력인가?
“형, 인터넷이 뭐유?”
“왜?”
“아, 글쎄 웬 영감이 와선 보일라 값을 물어보더니 울 아들이 그러는 데 인터넷보다 비싸 데나 뭐나, 하면서 그냥 가더라고..., 그게 어디 있는 가겐지...”
청계천에서 여름이면 에어컨을 겨울이면 보일러를 판매하는 가게를 하는 사촌 동생이 오랜만에 들른 내게
다짜고짜 묻는다.
지방에 사는 관계로 이따금 서울에 가면 들르곤 하는 데
“자네도 앞으로 장사를 계속하려면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게 좋을 게야”
한 마디 던져주고 돌아선 게 엊그젠데 몇 달 지나 다시 찾으니
“형, 나도 만들었어.” 하면서 보여준다.
“그래? 어떻더냐?”
”제법 문의가 오더라고, 가게 오는 손님들도 그걸 보고 찾아왔다고 그러고... “
벌써 30년은 된 이야기다. 일찌감치 장사 길로 들어선 동생은 공부는 많지 않지만
(내 보기엔) 장사에는 타고났다. 돈벌이가 되는지 안 되는지를 거의 감각적으로 받아들인다.
대선이 코 앞인데 변화가 무쌍하다.
유권자의 처지에선 ‘극한 선택’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애매하고 모호하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움직임이 감지된다. 2030으로 표현되는 젊은 층의 향배에 모두의 촉각이 예민해진다.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젊은 세대는 소수다.
난공불락의 요새를 지키고 있는 5060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런데 왜 모두들 이들의 움직임에 예민하고 이들을 끌어안지 못해 안달일까?
돌아보면 비단 그 동네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를 달구고 있는 BTS, 1억 명에 달한다는 아미의 연령층은? 아마도 시니어는 아닐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더욱 가속화된 비대면 유통에선 웬만한 시니어 초보자도 구매 전에 댓글을 살핀다. 특징은, 그들은 댓글을 보지만 댓글을 남기진 않는다.
결국,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방위에 걸쳐 구매력은 떨어지나 구매 영향력은 젊은 층 곧 MZ 세대에서 좀 더 넓게는 X, Y세대가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55년에서 1963년에 이르는 베이비 부머(BB) 세대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구분하는 명확한 경계선이다.
코로나로 인해 졸지에 유튜버로 전락한 전국의 초중고 대학의 교사들은 소통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학생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나 역시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주들과 일주일에 한 번 줌으로 천자문을 가르치는데, 매번 저들에게 이런저런 사용법을 묻는다.
싫든 좋든 누구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에게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주니어는 시니어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렇다면, 시니어가 주니어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上善若水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진리일까?
(수직적) 문화는 인위적 노력으로 (수평적) 변화할 수 있을까? 이제까지의 결과로 봐서는 아니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