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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다가 죽다 Apr 18. 2023

챗지피티와 집단 지성

많아지면 달라지는 게 똑똑해지는 걸까?

인상 깊게 읽은 책들은 쉽사리 버리지 못한다.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가 ‘대중의 지혜(제임스 서로스키, 2004: 국내 번역서 출간은 2005, 랜덤하우스 중앙)’로 찾아보니 여전히 서가에 꽂혀 있다.

 책의 서두에 영국의 어느 지방 축제에서 소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경품 대회의 에피소드는 지금도 대략 줄거리가 생각날 정도다. 통계학으로 은퇴한 교수가 심심풀이 삼아 대회 참가자들의 답지를 모두 모아 평균을 내 보니 정확히 소의 무게 더라는 얘기다. 

여기서 대중의 지혜라는 말이 나오고 이는 머잖아 온라인상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까지 이어 진다. 

그리고 근자에 챗지피티의 출현을 맞는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텍스트 정보(3.5 버전은 6천억 문장이라더니 4.0 버전은 5 조개란다)를 소장하고 있는 그의 정보력은 네이버 신지식인이나 위키피디아 로서는 비할 바가 못된다. 양적인 면에서 그리고 인공 지능의 알고리즘에 의한 분석과 편집 능력 면에서도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능력은 텍스트를 넘어 그림과 영상에까지 확대된다. 


하지만 챗지피티가 내포하고 있는 가장 큰 위험성 가운데 하나는 많으면 옳다는 민주주의의 다수결 원칙과 맛 물린다는 점이다.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불순한 목적으로, 마치 정치에서의 선전, 선동과도 같이, 그릇된 정보를 양산하게 되면 챗지피티는 빅데이터 분석에 의해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소의 무게처럼 가치중립적 사안에서는 별 문제가 안 되겠지만 정치에서 사회,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에서 가치 판단이 배제된 영역은 그리 많지 않다. 앞으로 야기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서는 문제다. 


다시 한번 인간의 본성 곧, 인성에 주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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