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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다가 죽다 Aug 12. 2023

좌절하는 시니어

여기까지 인가?

'내 자식은 왕의 DNA를 가진 아이’, 

‘마약 가해자, 할부로 산 롤스 로이스’, 

‘연예인 동생, 부모와 갈라설 각오 증언’,

 ‘여고생 허벅지, 치과의사 집행유예’, 


폭풍이 지나고 비 갠 토요일 아침, 브런치에 글을 쓸 생각으로 컴퓨터를 켜자 초기 화면에 사진과 함께 보이는 기사들이다.

대학으로 가기 전 기업에 몸담았던 까닭인지 개인적 취향인지 유독 미래 변화에 관심이 많다. 

연구년 중 한 차례를 하와이 대학교 미래학 연구소에서 보낸 것도 그 까닭이다.


후기 산업 사회 혹은 4차 산업혁명의 격변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모두는 극심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몸살을 앓는다. 그로 인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도를 넘는다.


전공(IMC,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됐건지 줄곧 온전함은 통합의 어원(Integrity is the etymology of Integration)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나름 디지털 전환 시대의 인문학 공부에 천착해 왔다. 교수 시절 하이터치 인성 연구소를 개설한 이유도, 은퇴를 하고서도 같은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연구와 집필을 지속하는 까닭도 이런 연유 에서다.


산업혁명 이후 200년 가까이 지속돼 온 생산성 추구는 모든 인간적 가치와 존엄을 매몰시켜 버릴 만큼 충분히 퇴락했다 

미래학자 제레미 레프킨은 ‘회복력 시대(2022)’에서 산업사회에서 비롯된 생산성(그는 효율성이라고 말한다)이 회복력 시대에 접어든 지금 적용성에 발맞춘다고 예견하지만 오늘 하루치의 뉴스만 봐도 적어도 이 땅에서는 요원하게 들린다. 

희망적인 연구와 글쓰기를 무력화시킨다.


내가 갖는 의욕은 근거 없는 낙관주의만은 아니다. 

역사를 좀 더 긴 안목으로 돌아보면 산업사회 이 전의 농업사회 더 멀리는 그 앞서의 원시사회와 대비해 볼 수 있다. 농업사회에서 풍미했던 두레나 품앗이 등을 오늘의 젊은 세대가 알리 없지만 우리 세대는 기억한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인구에 회자되기 시작한 공유, 배려, 나눔, 사회적 가치, 기본 소득 등등의 용어에서 그 회복의 가능성을 짐짓 점쳐 왔다. 

해서 역사는 나선형으로 회귀한다는 낙관론을 피력해 왔던 것이다. 허나 작금의 현실은 너무 성급했거나 무모했다는 반성을 피할 길 없다. 그리고 이런 패배주의는 나이 들어가는 시니어에겐 조급함만 더할 뿐 달리 방법을 모르겠다. 

강호제현의 위로와 조언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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