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리아야, 엄마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by 초록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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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리아야, 엄마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를 가슴에 묻기로, 더 이상 울지 않기로, 아파하지 않기로 그렇게 다짐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남은 공부를 마치는 것이 정말 최선인지, 끝까지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대학 은사님을 찾아뵙고 상의를 드렸습니다.

제 상황을 모두 말씀드리자, 은사님께서는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향기야, 지금 너에게 사립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추천해 줄 기회도 있지만,

내 생각에는 힘들어도 이 공부를 끝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앞으로 네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훨씬 넓어질 거야.

힘들더라도 공부를 끝내거라.”


은사님 역시,

제가 시작한 이 공부를 끝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은사님의 제자이기도 한 그가 도움을 주시겠다는 상황도 함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은사님께서는 힘들더라도 그 도움을 받고, 나중에 갚으라고,

공부하러 가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막상 떠나려 하니, 리아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두고 갈 수도, 데리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박사논문을 쓰며 리아와 동갑인 딸을 키운 선배 언니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향기 마음은 아프겠지만, 리아는 한국에 두고 가는 게 나을 거야.

리아가 아직 어려서, 가서 향기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네가 리아를 데리고 있으면 논문을 쓰기가 어려워질 수 있어.

그러다 보면 졸업을 연기해야 할 수도 있어.

네가 힘들더라도, 엄마가 계시고 아직 미혼인 여동생도 있으니 맡기고,

너는 가서 논문에 전념해서 하루라도 빨리 마치고 돌아오는 게 좋을 것 같아.”


하지만 결혼해서 아이를 직접 키우고 있는 살림하는 친구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무슨 소리야? 어린애를 두고 간다는 게 말이 되니?

죽어도 같이 가야지. 아빠도 없는데, 엄마라도 있어야 하지.”


양쪽의 상반된 의견을 들으며,

며칠 밤을 새우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힘들더라도 리아를 데리고 가는 것이 혼자보다는 낫겠지만,

과연 내가 그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중국에서 초등학교도 보내야 하는데,

한국학교는 제가 공부하는 대학에서 너무 멀었고, 학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중국학교 역시 언어 장벽과 학비, 그리고 중국어 과외비까지 고려해야 했습니다.

국제학교는 학비가 1년에 2천만 원 가까이 되었으며,

학비 문제뿐만 아니라 엄마들 사이의 잦은 교류도 저에게는 심리적인 부담이 되었습니다.


논문을 쓰며 리아의 등교를 도와주고, 공부까지 돌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엄마와 여동생에게 리아를 맡기고

혼자 떠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단지 제 자신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었습니다.

내 딸 리아를 위해서,

내가 반드시 이 공부를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야만, 앞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리아야,

엄마가 미안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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