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봄이다.
누군가 산수유나무에 노란색 물감을 흩뿌린 듯 거리 곳곳에 노란색이 보이기 시작했다. 컬러풀한 봄의 시작이다. 꽃은 피고 지고 그 아름다움이 열흘을 못 간다. 그러나 산수유가 가면 매화가 그 은은한 향을 퍼뜨리며 앙증맞게 필 것이고 목련, 벚꽃, 모란, 작약, 라일락 등 수많은 꽃들이 이어서 세상에 채색된다. 봄까치꽃과 민들레도 잔디 위에 보랏빛과 노란빛을 보인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봄의 마법이다.
온화한 어느 봄날, 파란 하늘에 별처럼 빛나는 산수유 꽃의 모양은 신비롭다. 매화도 슬슬 피기 시작했다. 꽃의 피기 전 몽우리들은 아름다움의 극치다. 아, 모든 생명의 어린 상태는 짧은 시간 그 아름다움을 뿜는다. 어떻게 시커먼 나뭇가지에서 작은 점으로부터 점점 커지면서 일제히 각양각색의 상상을 초월하는 모양의 꽃잎들이 펼쳐지는가.
봄의 꽃들은 나의 마음을 뒤흔든다. 온 거리를 핑크빛으로 물들일 벚꽃을 매 해 봄 기다린다. 막상 피면 일주일을 못 가고 비까지 내리면 꽃잎이 떨어져 벚꽃의 때가 순식간에 가버린다. 이 화려한 핑크 빛 꽃의 그 짧은 아름다운 순간이 한 여름밤의 꿈처럼 스르르 사라져 버린다. 기다리고, 피었다 하면 지는 벚꽃을 올해도 역시 기대 중이다.
가장 좋아하는 사월엔 수많은 꽃들이 개화를 하고 도로에 떨어진 꽃잎도, 비 내린 차창의 꽃잎도, 공원의 튤립을 배경으로 산책하는 언니네 반려견 시드도 그 풍경을 아름답게 하는데 한 몫한다. 설레는 사월이다.
앵두나무, 자두나무, 살구나무, 모과나무, 사과나무 등 과실수들의 꽃들도 엄청나다. ㅎㅎ 특히 모과나무 꽃의 옥색빛이 도는 은은한 핑크색과 꽃사과나무 꽃의 매혹적인 핑크색은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다 다른 핑크색이다.
야광나무꽃은 빛을 내는 듯 그 흰색이 오묘하고 오묘하다. 모든 나무의 어린 연두 잎들과 내 집에 필 서양동백꽃의 몽우리가 기쁨을 준다. 어디서 나타난 존재들인가. 이 봄의 모든 연두와 핑크들은.
아! 봄은 감탄하는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