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무릅쓰고 우리는 왜 시도하려 하는가
한 달여 전부터, 주변 분들을 통해 한 전시 이야기를 들었다.
피크닉의 회사 만들기.
처음에는 창업에 대한 방법론 같은 이야기인가 싶어 한 귀로 듣고 흘렸는데, 다들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다녀왔다. 초대권까지 챙겨주신 ㅇㄱ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좋았다. 전시를 보면서 뜨끔하기도 위로받기도 한 건 오랜만이었다.
먹고사는 것 이상의 일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고 다시금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스스로를 위한 메모를 겸해 몇 가지 남겨본다.
대원들은 얼음 위에서 축구 경기를 하고 보드 게임을 하고 악기를 연주했다.
무거운 짐을 모두 버릴 때도 벤조만은 남겼다. “그건 중요한 정신적 치료제야.”
기분 좋고 신날 때, 누가 멍석을 깔아주면 누구보다 잘 노는 사람이지만, 고민이 많아지고 불안이 다가오면 사람을 만나는 일도, 스스로에게 즐거운 일을 시켜주는 것 조차 죄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그렇지만, 사람은 즐겁지 않으면 희망이 없으면 안되는 존재다.
위험이 도사리는 남극 탐험을 떠나 유빙 위에서 텐트를 치고 견디는 나날 속에도 성탄 파티를 열고, 우쿨렐레로 연주하며 다같이 노래하며 노력한 셰클턴 탐험대의 이야기가 와닿은 이유다.
어떠한 규범도, 상식도, 교육도 따라가지 못한 만큼 빠르고 불규칙하게, 마치 흐르는 액체처럼 불가해하게 변화한다. 나의 노동은 언제든 가치가 없어질 수 있고 다른사람, 또는 다른 기계로 대체 될 수 있다. ~~ 어떤 직업에서도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면, 이제는 관점을 바꾸어 스스로 직업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은 아닌가? _ 유동하는 세계
인스타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이 아는 단기간 속성 성공비법에 대해 소리친다. 잠시, 그 성공비법만 알면 정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적이 있지만 이제는 그냥 다들 불안함에 절규하는 것 처럼 느껴지곤 한다.
정답이 없다. 그렇게 유명한 누구도, 내게 알맞은 정답은 줄 수가 없다.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의견일 뿐이고, 그 의견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결국 내가 고민해야되고 내가 해야한다.
빌 게이츠는 성공의 경험으로부터는 배울 것이 전혀 없다며 성공을 형편없는 스승이라 폄하했다.
성공을 디스하고 실패를 자랑스러워 하려면, 얼마나 성공을 해야하는 걸까(?). 개 멋있어.
실패하는 것 자체도 싫고 두렵지만, 실패했다는 사실이 남들에게 알려지는 건 더 무섭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만 하는 인생을 살아온 것만 같은 사람들의 실패담"이 때로는 더더욱 용기가 되는 것 같다. 전시를 보고나서 집에 가는 길에, 녹싸님의 책 <좋은 기분>에 쓰인 절망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위로가 되었던 것도 같은 이유일 것..
혼자 오셨나요? 이게 2명 이상이 협력해서 공을 안 떨어뜨리고 골까지 가져가는 게임인데 저랑 같이 해보시면 어떨까요. _ 운영 스탭분이 걸어준 말
혼자 이게 뭐지하고 멍타고 있는 30대 수염남성에게, 동심 협력 게임을 제안해주신 운영 스탭분에게 감사했다. 1분 20초면 꽤나 빠르게 선방했다고 생각했는데, 벽에 붙어있는 기록지를 보니 다들 1분을 넘기지 않았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내하며 협력의 즐거움을 알려주신 운영 스탭께 축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