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김보 (수필가 겸 소세지아조씨)

KIM Bo__수염 5년 차

by Jesse
김보 KIM Bo (수필가, 수염 5년차) @gimbobo


1. 간단한 자기소개와 수염歴

김보입니다. 수필가이자 크리에이터이고 수염 5년차입니다. 최근에는 소세지아조씨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 언제, 어떤 계기로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는지

2020년 삼성전자에 다니고 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면서 재택근무를 했습니다. 처음엔 “뭐 아침마다 면도할 필요 없잖아?” 정도로 생각없이 방치했는데요. 2주 연속 재택근무가 있던 날, 꽤 수염이 자라있던거죠. 친구가 우연히 “나는 그렇게 안 나는데, 이 참에 한번 길러보면 어때?” 라고 말을 던진 뒤로 재택근무 땐 줄곧 기르게 됐고, 회사에 나가는 날에도 몰래 마스크 안으로 수염을 기르고 갔었죠.

그게 꽤 짜릿했습니다. 결국 퇴사하는 날 팀장님과 밥먹는 자리에서 마스크를 벗었더니, 처음엔 입에 뭐 묻은 줄 아셨더군요. 믿기지 않았던 거죠. 그 뒤로 반항심의 상징 반, 내 쪼대로 살자라는 다짐 반으로 지금까지 기르고 있네요.


3.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수염을 기른다는 게 나의 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게으름에 대해 에세이를 쓰고 만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게으름이다보니 캐릭터가 나무늘보인데 걔도 얼굴에 털이 있으니까(?) 수염 난 캐릭터로 그리니 얼추 결이 맞더라고요. 캐릭터가 그렇다 보니까 오히려 수염을 못미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수염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는다던지 그런 건 사실 크겦체감을 못 하지만요.


4. 수염을 기르면서 느끼는 즐거움이 있다면?

특별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 딱히 특징 없는 얼굴이라 기억에 남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수염 기른 이후로는 ‘아~, 그 수염난’하고 수식어가 붙는 것 같아요. 물론 수식하는 대상이 ‘아저씨’로 굳어진 건 좀 슬프지만요.


5. 수염 때문에 있었던 안 좋은 일이나 에피소드, 주변에 시선이 있다면?

아무래도, 여자친구가 안 좋아하죠. 부모님께서도 별로 안 좋아하고요. 이제는(?) 못 된 짓도 못하겠네요. 제 몽타주에 수염이 그려져 있을 테니까요. 삼성에 다녔을 때도 수염을 몰래 기르는 게 나쁜 짓을 하는 것 처럼 느껴졌던 걸 생각해보면 사람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튀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것 같네요.


6.남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며 사는 것에 대한 나의 생각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것, 세상에 없는 글을 쓰는 것, 돈 안되는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는 것 등등 모든 것들이 수염을 밀지 않는 것 만큼이나 남들에게 이해받기도 남들을 이해시키기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수염을 기르며 든 생각은 앞으로 수염 있는 사람으로, 김보라는 개인으로 살아갈 거라면 지금보다 뛰어난 사람이 되고 유명해져야겠다는 것이었어요.

남들이 내 맘을 몰라준다고 절망해봤자 뭘 어쩌겠습니까. 내가 꿋꿋히 해내서 뭔가 증명하는 수밖에요. 우리 수염남들의 숙명이란, 결국 이 남다른 선택이 ‘방치’가 아니라 내가 가진 ‘의미’라는 걸 증명하는 삶인 걸요. 저도 수염을 기르고 있지만, 수염 난 사람이 뭔가 해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더더욱 한량 취급 받는 겁니다. 수염남이 누군가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게하는 사람이 되려면 뭔가 집요하게 해내는 수밖에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집요함이랑 수염은 어딘가 일맥상통 하는 것 같습니다.


7. 수염 스타일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루밍법

콧수염과, 턱만 기릅니다. 구렛나루는 원래 안나고요. 특별한 그루밍은 없고, 경계를 만드는 정도로 너무 지저분해져보이기는 않게만 관리하고 있습니다.


8. 수염이 무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선한 웃음을 지으며) 무서운 사람 아니에요,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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