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I Dawoon__수염 5년 차
이다운입니다. 두아이의 육아를 맡고 있는 아빠이자 디자이너이고, 수염 5년차입니다.
첫째가 태어나면서 아이가 따가울까봐 면도를 열심히 했는데요. 지내다보니, 오히려 그것이 더 따갑다는 것을 깨닫고 친환경 오가닉 만질거리를 제공해주기위해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총각 때도 가끔 길렀었는데, 회사에서 지랄맞은 팀장이 ”다운씨.. 깔끔하게 좀 하고 다니라고” 해서 다시 밀었어요.
본캐는 5살 첫째와 7개월된 둘째를 돌보는 주부(a.k.a 육아빠)입니다.
구(旧) 본캐였던 디자이너를 부캐로 유지하며 종종 전시 디자인 및 광고 편집 디자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빠들의 육아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인스타 툰 "애개개"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일 좋은 건, 한번 보면 잊지 못하는 강한 인상을 준다는 점이죠. 그리고 (사실과 무관하지만) 디자이너라는 직업상, 수염의 길이와 창의성을 정비례해서 봐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육아를 하다보면 사람이 지치고 추레해지기 마련인데 수염과 함께라면 스타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은 듯 해요. 그래서, 저에게 수염은 어쩌면 화장과 같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수염으로 간지럽히는 즐거움은 해본 사람만 알 거에요. 첫째를 꽈악 안아줄 때 목에 살짝 살짝 건드려지는 털끝의 간지럼, 둘째의 손바닥을 수염으로 살살 간지럽힐 때 나오는 아이의 미소. 아이들과 저만의 오랜 추억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아직 눈 감고 자고 있는 아빠의 수염을 건드리며 노는 애들을 보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죠.
솔직히 수염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고 느끼는 게, 첫째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 하원을 하러 갔는데 선생님이 문을 열어주지 않으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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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가 수상하게 생겨서요..(ToT)..
아직 모든 학부모에 대한 파악이 안된 상태라서 생긴 해프닝 이였지만 조금은 서러웠습니다. (한편으론, 안전에 대한 철저하고 단호한 반응이 마음에 든 건 비밀..)
평소에는 수염을 기르는 게 특별히 다르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누군가가 수염 이야기를 꺼내면 그때서야 인지가 됩니다. 그럴 때마다 "그냥 내가 수염을 좋아하니까 기르는건데…유별난거 아닌데…"라는 약간의 안타까움? 같은 감정이 듭니다. 그냥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자신'만의 상태로 살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아빠가 육아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금은 너무 좋아요. 처음에는 아내와 역할을 분배하는 것도 쉽지않았고, 주부라는 역할이 주는 불안감과 남편으로서 내가 가정에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요. 주부로서 최선을 다해 육아와 집안일을 해내고, 아내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저는 저대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놀아주고 병원도 같이 가고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소‘ 모양을 유지하고 있고요. 수염이 입술까지는 안오게 트리밍을 합니다. 특별히 외부 미팅같은 게 없으면 턱수염은 많이 길렀었는데, 아들 산이가 수염을 잡고 당기는 게 너무 아파서 최근에는 길이를 줄였습니다.
해온이(첫째)가 가끔씩 "아빠 수염 크고 이쁘다"라고 해 줄 때마다 너무 기분이 좋아요. 산책하다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수염있는 분이 있으면 굳이 알려주는 것도 너무 귀엽습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본 남자어른(=아빠)가 수염이 있어서 수염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것 같아요.
아휴,, 절대 없습니다. 전에 한번 밀어봤는데요.
글이(아내)가 ㅈ밥 같아보인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