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 Daeyeon__수염 18년 차
진대연, 배우이고 수염 18년 차입니다.
제대 후, 요리사로 일을 했습니다. 수염이 빨리 자라다 보니 매일 면도를 하는 것이 너무 귀찮고 힘들더라구요. 매일 면도를 해도 수염 자국 때문에, 항상 깔끔해 보이지 않는 것도 불편했습니다. 그러다가 잠깐 요리를 쉬게 되면서부터 그냥 한번 길러 볼까라는 마음보다 그대로 두었던 것 같습니다. 좀 지저분해 보이긴 했지만, 의외로 재미있어서 계속 길러온 게 벌써 20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지금은 수염이 있는 게 더 좋고 없으면 뭔가 더 허전하기까지 합니다. 콧수염과 입 밑 수염, 턱수염을 기르고 있고 구레나룻은 없습니다.
배우 일을 하고 있습니다.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없지만 수염 덕분에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수염이 없을 때 일본에 가면 외국인이라는 걸 다들 알던데, 수염을 기른 채로 일본에 가면 항상 일본어로 말을 걸고, 비행기에서도 내국인용(일본인용) 세관신고서를 주더라고요. 아무래도 일본에서 한국인은 수염이 없는 매끈한(?) 이미지라 당연히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즐거움이라….
다른 분들처럼 정말 멋지게 기르면서 관리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주변에서 '수염이 멋있다', '잘 어울린다', '어떻게 관리하냐' 등등 호감어린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기분이 좋고 즐겁습니다. 스스로도 수염이 있을 때가 뭔가 좀 자신감이 있어 보이고 멋져 보이는 생각이 들고요.
2018년, 배우 일을 시작한 지 10년째 되는 해였어요. 10년이나 연기를 해왔는데도 연기하는 날보다 주방 알바를 하는 날이 더 많았고 출연하는 연극도 다들 모르는 그런 작은 연극뿐이었죠.
이 정도까지 했는데 안된 거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일본 시코쿠 지방에 88개 불교사원을 방문하는 순례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두 달 가까이 1,300킬로나 되는 순례길을 걸으면서 절에 방문해 기도를 드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응원을 받고, 엄청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순례를 다녀온 이후에 조금씩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드라이브 마이 카라는 작품에도 출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포기하지 않고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순례 때처럼, 집에서도 바라는 바를 종이에 적어 불전함에 돈과 함께 모아두고 있습니다. 모으다 보니 벌써 다시 순례를 떠날 수 있을 정도의 돈이 모였네요(웃음)
수염뿐만 아니라 현재 직업도 그렇고 남들과는 많이 다른 삶을 선택했고, 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깔끔하지 못하다”, “제발 잘라라”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수염이 너무 좋고 이제는 사실 없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직장도 다녀봤고 아르바이트도 해봤고 꿈이 없어서 방황도 해봤지만, 앞으로도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며 살아갈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저를 좋게 생각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기회를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진대연 배우 관련 콘텐츠
http://m.cine21.com/news/view/?mag_id=99915
https://www.mksports.co.kr/news/entertain/10334911
http://www.playdb.co.kr/artistdb/detail.asp?ManNo=29268
https://telling.asahi.com/article/14760229 수연의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