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 남편이 “과자 안 줘?”라고 말한다. 나는 웃음이 나왔다. “조금 전에 들은 케이크도 과자잖아요.” 방금 화려한 간식으로 구성된 아침 식사를 하고 난 후다. 우리 집의 아침상은 하루에 먹을 간식거리만 모아 먹는 자리이다. 따로 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무 때나 먹으면 소화도 안 되고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하게 된다. 그런데도 시간은 많고, 먹고 싶은 것이 많아 이것저것 별식을 많이 만든다. 그것을 아침 식사에 몰아서 먹는다.
영양빵: 달걀 2개, 호두, 아몬드, 건포도 미숫가루, 쑥 쌀가루
식혜: 무를 갈아 밥을 한 후 엿기름으로 감주만듬.
병아리콩 얹은 수제 요플레
옥수수, 감자 계란 찐것.
이렇듯 과자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들었는데 과자를 달라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식사 후에는 보리 튀밥까지 한 움큼씩 후식으로 먹는데 그게 떨어져서 어제 현미쌀과자를 사다 놓았다.
나는 과자를 갖다 주면서
“아마 과자 소비는 아이들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많이 할걸~.”
그럴 것이다. 시부모님 생전에 그분들을 뵈러 갈 때마다 과자봉지를 두 개씩 마련했었다. 어머님은 나보다 과자봉지를 더 반기는 듯 얼른 받아서 장롱 속에 넣으셨다. 처음에는 과일과 더불어 별생각 없이 과자를 사다 드렸는데 몇 차례 어머님이 불평하셨다. “내 과자를 아버지가 꺼내 가셨어. 그래서 금방 없어졌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때 비로소 두 분이 과자를 그렇게 좋아하시는 것을 알았다. 그 후로는 아예 똑같은 것으로 두 봉지를 마련했다. 그것도 골고루 짱구, 고구마 스낵, 감자 칩, 조리 뽕 등 싼 과자류를 더 좋아하셨다. 스낵종류는 부피는 커도 가격은 저렴해서 부담 없이 그분들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었다.
어느덧 우리 부부도 과자를 찾으시던 부모님 나이가 되었다. 그분들이 특별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칠십이 넘으면서 식사 후에는 빵과 과자가 저절로 입에 당기게 된 것이다. 늙으면 아이 된다고 하더니 입맛부터 닮아간다.
과자는 아이들보다 오히려 노인들이 더 많이 소비할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슈퍼에 갔을 때다. 할아버지 한 분이 과자를 잔뜩 담은 바구니 위에 아이스크림을 여러 개 담는 것을 보았다. 나이가 들면 단 것을 찾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인 것 같다.
그렇지만 입이 당긴다고 하여 너무 단 것을 많이 들면 당뇨가 걱정된다. 탄수화물과 과자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여 든다면 좋을 것이다.
늙어서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큰 행복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