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바람에게 바람

바람의 왕

by 배니할

바람에

창이 마구 흔들린다


세상을

모두 쓸어갈 듯

광풍이 분다


아니

바람은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는

원성이

바람 궁전까지

닿았을까


그렇대요


세상의 원성을 들은

바람의 왕은

처음엔

미풍을 보내

바이러스에게

조용히 떠나라

타일렀대요


그런데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사람들을 집안에 가두고

횡포를 부리자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대요


이에 화가 난

바람의 왕은

가장 힘센 바람을

세상으로 내려보냈대요


가을에나 나오던

강한 바람까지 불러

나쁜 바이러스를

망토 속에 쓸어 담아

지구 밖

태양 가까이 데려가

태워버릴 거래요


나무가 흔들리고

벚꽃이 떨어지는

희생이 있더라도

참아야 한 대요


공기 속을

살금살금 다니던

바이러스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대요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리래요


특히 노인과 어린이들은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집안에 있으래요


이 봄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을 치렀는지

우리는 알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것이

이토록 무서울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지요


내년에는

자연이 제대로

순환될 거라고

바람의 왕이

내 꿈에 나타나

말했어요


꿈이지만

나는

이 말을 믿고 싶어요


바람에게 바라는

나의 희망

아마

모두의 바람도

같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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