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왕
바람에
창이 마구 흔들린다
세상을
모두 쓸어갈 듯
광풍이 분다
아니
바람은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하는
원성이
바람 궁전까지
닿았을까
그렇대요
세상의 원성을 들은
바람의 왕은
처음엔
미풍을 보내
바이러스에게
조용히 떠나라
타일렀대요
그런데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사람들을 집안에 가두고
횡포를 부리자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대요
이에 화가 난
바람의 왕은
가장 힘센 바람을
세상으로 내려보냈대요
가을에나 나오던
강한 바람까지 불러
나쁜 바이러스를
망토 속에 쓸어 담아
지구 밖
태양 가까이 데려가
태워버릴 거래요
나무가 흔들리고
벚꽃이 떨어지는
희생이 있더라도
참아야 한 대요
공기 속을
살금살금 다니던
바이러스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대요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리래요
특히 노인과 어린이들은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집안에 있으래요
이 봄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을 치렀는지
우리는 알고 있어요
보이지 않는 것이
이토록 무서울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지요
내년에는
자연이 제대로
순환될 거라고
바람의 왕이
내 꿈에 나타나
말했어요
꿈이지만
나는
이 말을 믿고 싶어요
바람에게 바라는
나의 희망
아마
모두의 바람도
같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