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창밖이 소란하다
뭐야, 뭐야 - 창을 열고 내다보니
벚꽃이 우르르 나무에서 떠나
바람을 따라 흩어진다
“뭐야, 인사라도 하고 가야지...”
나가진 못해도, 너를 보았어
내 생애 처음 꽂을 보러 못 나간 해
꽃이고 뭐고, 세 달을 갇혀지냈지
우리도 그래.
쓸쓸하긴 처음이었어
상춘객을 위해 분주히 치장했지만
올해는 누구도 오지 않았지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 때문에…
내년에 꼭 다시 와
올해 못다 한 몫까지
함께 웃자, 함께 흔들자
잘 가~ 잘 가~
계곡 물은
오늘 따라 요란해
흰 포말을 터뜨리며
바위를 두드리고
돌멩이를 뛰어 넘는다
새잎 틔운 덩굴장미
한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며
긴팔을 흔든다
“난 뿌리 박혀 못 가,
바이바이~ 바람아 잘 가~
창을 내다보던 나도 묻는다
뭐야,뭐야 무슨 일이라도 난 거야?
다들 하던 일 멈추고 달려가는 거야?
바람이 말한다
“언니도 나와 봐
기회는 지금뿐이야
내일은 약속할 수 없어
벚꽃은 놓쳤지만, 영산홍이 피었어
올해 첫 봄바람을 타 보자”
그래 맞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세상
내일은 내일일 뿐
오늘, 이 봄바람에 몸을 실어
꽃구경이나 다녀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