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빨리 내려와, 뭐 하고 있어.
북풍이 무서운 기세로 들이닥친다.
지난주부터 내려오라 했는데,
아직 남아 있는 아이들은
오늘 모두 흔들어 떨어뜨린다지.
그게
늦가을에 할 일이라네.
저것 봐.
볼이 터질 듯 바람을 머금고
눈을 부라리며
북쪽 하늘에서 몰려오는 광풍.
엎드려. 얘들아,
슬프지만
우리는 여기서 이별이야.
그 말이
나무에서 들은 마지막 소리였다.
각오는 했지만,
등짝을 후려치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떨어져
잠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눈을 뜨니
친구들과 함께
나무 밑에 웅크린 채.
바람은 갈 길이 멀다며
우릴 길바닥으로, 담장으로
마구 몰아세웠다.
내가 태어난 나무에서
점점 멀어지는 나,
정처 없이 떠돌다
어디로 가게 될까.
그런데,
바람은 나를
구름 위로 밀어 올렸다.
두렵고 슬펐던 마음은
하늘에 닿자 가벼워졌고
나는 친절한 구름을 만나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한다.
* 이 시는 광풍은 거스릴수 없는 시간, 운명, 변화의 상징이고
낙엽은 그 속에서 밀려나지만,결국 새 길로나아가는 존재입니다.
떠남이 아니라 건너감, 끝이 아니라
변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