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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꿈 Feb 17. 2022

의미를 찾아서

안녕하세요 민들레꿈입니다. 저는 31개월 쌍둥이 천둥번개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천둥이는 아들, 번개는 딸입니다.


천둥번개가 뽈뽈뽈 기어다니다가 아장아장 걷던 시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돌봄선생님들이 아기가 원목소파 모서리에 크게 다칠수 있다고 걱정하셔서, 저는 모서리 보호대를 소파에 꼼꼼히 붙여두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모서리 보호대를 붙여두면, 아이들이 어느  뗍니다. 가래떡 먹듯이 뜯어서 입에 넣기도 합니다. 저는 너덜너덜한 모서리 보호대를 반복해서 붙이는 일에 이골이 나다 못해 심술이 났습니다. 그래서 더이상 붙이지 않았는데, 돌봄선생님이 깜짝 놀라시며 아이가 다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다. 제가 볼멘 소리로, "붙이면  해요. 애들이 금세  건데요"라고 말하자, 선생님이 답하셨습니다. "어머니, 그래도 하루는 안전하게 보낼  있잖아요."


저는 육아를 시작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같았습니다. 그다지 의미없는 , 비효율적인 일을 반복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저귀가 젖으면 갈고, 아이가  울면 달래고, 시간이 되면 먹이고 재우며, 깨면 토닥여서 다시 재웁니다. 모서리 보호대를 붙이고, 다시 떨어지면 붙이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반복적인 일들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을 경험했습니다.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면, 내가  유능하고 괜찮은 사람 같았습니다. 하지만 초창기 육아할 때는 세상에 나와 아이들만 있는  하고,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말씀처럼, 아이가 하루를 안전히 보낸다면, 의미는 충분합니다.


안전한 하루, 편안한 하루


아이가 안전하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부모는 여러 일을 합니다. 보통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들이지요. 앞으로도 저는 반복적이고 지루한 일들을 해야할 겁니다. 요새 제가 제일 지루해하는 일은 이불빨래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아이들이 별탈 없이 무럭무럭 자랍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부모님 덕분에 건강히 자랐습니다. 이제는 저희 부부가 수고하는 덕분에 천둥번개가 안전하고 편안한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이 글은 2021. 12. 28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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