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서랍장
실은 화장할 일이 없다. 공적인 약속이 아닌 이상 백수인지라 아침에 산책을 할때도 장을 보러갈 때도 그냥 선크림을 바르고 나가거나 모자를 쓰고 나간다.
직장다닐 땐 매일같이 차안에서 화장을 했는데 10년간 화장을 하면 아주 번거로워진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쌩얼이여도 이쁘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모 병원을 근무할 땐 내가 늘 초췌했는지 화장이 잘 된 날에는 화장 좀 하고 다니라며 화장에 대한 언급을 면전에 들었다. 여러 직장을 입사퇴했지만 직구로 들은 건 거기가 처음이였는데 어디서는 왜 이렇게 창백하냐며 얼굴이 하얗게 둥 떠있다하고 어쩔땐 초췌하다 하고 난리가 부르스다. 난 당신이 어떻든 노상관인데 말이다. 실상 그 타인의 행색도 지적해줄까 했지만 해봤자 뭔 소용이 있으랴 그냥 하하 웃고 만다. 대꾸할 가치가 없단 소리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게 더 중요한데 다녀오면 씻을 힘도 없었다. 그러면 뭔 생각이 드냐면 어차피 하산할꺼 등산을 왜 하지? 등산 하지 말아버릴까? 그런 것 처럼 화장 어차피 집에오면 지워야 하는데 안하면 안되나? 기초 화장만 하면 어떤가? 내 피부는 이제 숨 좀 쉬고싶어하는데 암튼간에 불특정 다수와 섞여 일을 해야하는 직장생활은 쉽지않다.
나이가 들수록 간소화해지는게 편해진다. 아니면 귀차니즘이 심해지는건지 둘 다 인건지 모르겠지만 남성 화장품은 올인원 제품으로 잘 나오는데 아마도 성별을 겨냥한 마케팅 제품이겠지? 여성은 꾸미는 걸 좋아하니 립제품부터 온갖 제품들이 나온다.
남자는 올인원 제품이 끝이다. 근데 요즘엔 꾸미는 남성들도 많아서 여러제품이 나온 듯 싶다. 남자들도 눈썹 뷰러에 마스카라에 픽서까지 하고 와봐라 그거 지우려면 꽤나 힘들다..
누구에게 이뻐 보이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꾸미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을 뿐.. 그래도 제일 좋은건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이쁘면 얼마나 좋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