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은 얻어먹기 싫을 때, 계산 많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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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론>에서 자살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자신이 속한 사회집단에 통합되지 못했기 때문에 소외감이나 우울증으로 하게 되는 자살(이기적 자살), 자신이 속한 집단에 지나치게 융합결속되어 집단을 위해 희생적으로 하는 자살(이타적 자살), 개인이 사회에 대한 적응이 갑자기 차단 와해되면서 삶의 기준을 상실할 때 발생하는 자살(아노미anomy 자살)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살은 아마도 이기적 자살과 아노미 자살이 혼합된 것인 듯싶다.
(* 사회복지학과 4년제 졸, 정신건강전문요원 4년차 끝. 에밀 뒤르켐도 많이 들었고, 자살론도 많이 들었다. 근데 또 읽는다. 1. 소외감 우울로 인한 이기적 자살 2. 지나친 융합, 결속으로 인한 집단을 위한 이타적 자살 3. 개인이 사회에 대한 적응이 갑자기 차단, 와해 아노미 자살. 나는 3번에 가까운 것 같은데 3번이 작동되니 1번 2번은 느낄 새도 없다. 아니네. 선생님처럼 3번 1번 혼합됐나보다. 근데 3번이 작동되면 1번은 오히려 땡큐다. 주변 사람들이 귀찮아 지고, 이 삶에서 친구는 대인관계, 사회생활은 오히려 돈이 든다. 그래서 뭐 요즘 말엔 친구비, 축의금, 그런 돈들이 많이 나가서 또 싸운다. 웃기는 세상이다. 친구가 없어도 문제, 많아도 문제인가? 아님 우리나라가 문제인가? 재밌지요.)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서두로 꺼낸 건 내가 20대 초 약을 먹기도 했지만 며칠 후 깨어난 적도, 손목에 면도칼을 깊게 긋기도 하고, 깨어보니 응급실이고 그 덕에 정부에서 운영하는 정신병원에 강제로 보내지기도 했다. 우울증에 걸렸던 것 아니냐고? 그랬떤 것 같다. 내가 극단적 우울해진 사건은 군 제대 후 압구정동에서 일어났다.
(*on set 지점을 말씀해주신다.)
우연히 그곳을 부잣집 여자 친구와 지나가다가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결혼 후 어떤 곳에서 살고 싶으냐고 말이다. 그녀 대답은 얼마 전 결혼한 막내 언니가 20몇 평에서 사는데 좀 좁게 느껴지므로 자기는 30평형 정도가 되면 좋겠다. 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 동네 아팥 가격을 알아보았더니 30평형 커녕 가장 작다는 20몇 평형 아파트의 전세조차도 나로서는 평생 못 가질 것이었다.
(* 내 구남친도 아파트를 처음 대출 받을 때 그 내 좁은 원룸방에서 은행대출 전화를 했었다. 원래도 좀 예민한 편이 있는데 그때도 아주 예민해보였다. 여자인 나보다. 내가 마법하는 기간보다 예민보스에 만렙을 찍었는지 내가 만나는 내담자들의 예민함보다 더 예민했다. 그래서 덩달아 나도 예민해졌는데 뭐 위기대응팀인 여자친구니까 위기상황을 또 잘 넘기기도 한다. 녹음을 해줬다. 아마 은행에서 뭐라하는데 아마 첫 대출이라 이것 저것 설명하는게 듣기 어려웠나보다. 나는 그냥 녹음한 거 틀어주니까 고맙다고 하고 그는 인생 첫 대출을 받았겠지? 내게 "대출에 대해 공부해줬으면 한다. 청약 넣어봐라." 등등 이것 저것 오더를 넣었지만 나는 대가리가 꽃밭이라 그리고 일단 결혼 생각자체가 없었다. 남일 인 줄 알았다. 그 사람이라서 결혼 안 해야지가 아니라 결혼은 아직 이른거 아닌가 라는 마음이 컸다. 주변에 결혼 준비하는 거 보면 진짜 대단하다 싶었다. 진짜 남들은 공주놀이다 뭐다 하는데 나는 왜 귀찮을까 부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그 생각은 여전하다. 결혼식을 하기 위해 만나는건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모은 돈을 진짜 결혼"식"에다가 다 꼬라박기가 왜이렇게 싫어졌는지도 모르겠다. 프로포즈도 뭐 명품백 문화라고 하던데 그럴바에 그냥 신혼여행이랑 아파트 이자값에 보태라. 나는 명품과는 거리가 멀다. 아이다스 나이키를 외쳤던 내 수준. 근데 그게 그거다. 완전 허름한 보세옷이 아니고서야 완전 비싼 옷이 아니고서야 다 비슷비슷하다는 의미다.)
(* 내 코치 90만원 2년 후 70만원으로 떨어졌다. 1년마다 10만원씩 떨어진다는 의미인가 싶기도 하다. 왜냐면 매년 신상은 나오는데 그 신상가방이랑 그 전 가방이랑 가격대가 비슷할 수는 없으니까 당연히 떨어지는 원리다. 나는 그걸 알아버리고 나선 코치 가방 마저도 팔아버리고 은행에 넣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 아무튼 돈 때문에 그 예민함이 아주 나를 옥죄여왔다. 그래서 오히려 헤어지고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혼자 아주 자유를 마음껏 누렸다. 친구들도 만나고 회사 동료들과도 더 자주 만나고 또 다른 새로움과 자유들이 있었다. 결혼 자금이라고 모은건 아니였지만 내 돈도 모아지기 시작했다. 연애를 끊으니까 돈은 모아진다. 연애를 하면 돈이 깨진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마저도 포기하나보다. 연애를 하면 또 반반이니 뭐니 조금 만 더 내면 남자친구가 나를 안 사랑하나보다. 돈을 안내면 내 여자친구가 김치녀인것 같다. 아주 지랄들을 해라. 그냥 다 헤어져라 그럴거면. 줘도 줘도 아깝지 않은게 사랑인데 아까운 생각들면 그건 그냥 사랑이 아니라 애정이 고파서들 하는 연애들이니까 싸게 헤어지고 그냥 각자 돈 모아서 재태크나 해라. 나는 데이트 통장도 하고, 남자친구가 돈이 없으면 밥값을 몰래 계산도 자주 하고, 보고싶은데 만나러올 돈이 없으면 교통카드에 돈까지 넣어주고 그랬다. 내가 나쁜 놈들이라 적었어도 내가 쓴 돈은 아깝지 않았다. 줘도 아깝지 않았어서 그게 사랑이여서 그랬겠지? 아까웠으면 애초에 그런 돈 자체를 안쓰고 헤어졌을테니까 말이다. 애정싸움을 해서 따로 떨어져 있어도 남자친구 밥은 먹었는지. 뭐 필요한 건 없는지 사다주고 그랬다. 호구라서 가 아니고. 그러니까 돈 때문에 어쩌구 저쩌구 하는 커플들은 애시당초에 깨져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계속 만나는 내내 그 사람이 얼마를 덜쓰는지 안쓰는지에만 혈안이되어서 친구에게 주절주절 커뮤니티에 주절주절 쓴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는데 바보들이냐.)
(* 이혼도 싸게싸게 하고 다음 열차 만나세요. 인생은 짧고 행복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어깨 탈골되기 전에 빨리 행복 하세요. 우리 우울증 극복은 연애, 사랑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양다리 문어다리들은 다리를 더 늘리지 말고 싸게 싸게 한 사람으로 정리하시고요. 신경쓰지 말라구요? 아예 죄송합니다. 꾸벅.)
(* 여자 : 돈이 많아도 한 눈 안파는 놈. 사업이 망해도 체면 따지지 않고 밑바닥 일도 헤쳐올 놈. 주식, 도박, 사업으로 까먹는 사람이 아니라 성실하게 벌어올 사람.
남자 : 사치품에 중독되지 않고 주변 친구들 입방아에 휘둘려서 이리저리 친구들 모임에 껴서 남편 디스하는 이런 여자만 걸러도 평균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