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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리 Nov 26. 2024

실패하면 제로 점으로 내려가라(5) - 세이노

마지막. 제로점으로 내려가기.


P. 51 

나는 외국인 직원들을 상대로 강의할 기회가 과거에 종종 있었는데 강의 중에 스크래치 scratch 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였다. 

(* 저는 한 번도 강의는 해본 적이 없고, 프로그램 진행 정도(?) 정신질환 환우분들 앞에서 20명 정도, 많게는 최근에 50명 정도... 아찔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지끈합니다. 프로그램 진행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한 시간안에 모든 편차를 다 두지 않고 마치 제가 굿네이버스 하계 실습때 30명 정도 저학년 고학년 다 때려 넣고, 편차 수준 다 섞여있는 그 구조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마 눈이 관자놀이 정수리 턱 이마 다 달려 있어도 아이들을 살피기란 쉽지 않을 수도 있지요. 모두를 챙기기 어려우니 집중하거나 말 잘듣는 친구들에게 더 정이 갈 수도 있는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저는 시작 전에 꼭 이름을 한 분, 한 명씩 다 호명합니다. 출석 체크의 의미도 있고 이름과 얼굴을 매치하면서 외우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출석부를 안보고 이름을 호명하고 맞출때의 희열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름을 외워서 불러주는 걸 더 좋아하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메인 전에는 꼭 warm-up으로 지식채널e 또는 시사 하루 이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들어갑니다. 물론 메인과 이어저야 하지만요. 그냥 그 한 시간 너무 딱딱하게도 아니고 재밌게 알아가는 구조면 되지 뭘 하는 생각입니다. 거창하게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대충 진심없이 하는 건 아닙니다. 그들을 위해서 고민도 많이 합니다. 매번 듣는 프로그램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얼마나 저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실까요. 그저 병원에 장기 환자로 남아계시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이러면 병원장들이 싫어할려나? 에효. 알빠노! 로테이션 시켜라! 나도 모르겠다. 난 운영진이 아니라서요.)

"긇어서 내는 흠집, 긁다, 흠집을 내다." 라는 뜻인데 "지운다"는 뜻도 있다. 운동경기에서 땅에 선을 그으면 출발선이 되기 때문에 "출발선, 출발점"이라는 뜻도 있으며 scratch along은 "근근이 살아가다", from scratch는 "출발점에서, 맨 처음부터, 무無에서"라는 뜻이다. 미국 속어에서는 "돈"이라는 뜻도 있다. 

(* 선생님 덕분에 또 scratch 철자도 외워가고 뜻도 외워가고 의미도 알아가고 또 스크레치라는 단어를 어떻게 갖고 놀아야할지 알게되었습니다. 머니게임도, 스크레치도, 아 최근엔 다중잠재력자<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통장에 돈이 많이 꽂혀야 재밌는 인생이 아니라 단어가 많이 꽂힐 수록 왜 더 재밌을까요? 낄낄)

내가 말한다. 경제적으로 실패하였다면 저 아래 낮은 곳으로 내려가라. 체면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그 체면에 "흠집을 내라scratch". 출발점을 저 낮은 곳에 다시 "그어라 scratch". 당신이 놓치려고 하지 않는 생활 수준이라는 것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출발 점에서 무에서 근근이 살아가면서 돈을 모아라 그러면 돈이 쌓이게 된다. 이것이 실패로부터 탈출하는 비결이다. 스크래치하라!

(* 나라에서 주는 자격증이 있지만 그 쪽 분야는 다시 돌아가면 제가 진득하니 할 수 있을까요? 해봐야 알겠죠? 어딜 가든 재밌으면 장땡입니다. 재미없으면 조루증 할래요. 믿는 구석없는 저. 역시나 닭대가리입니다.)

p. 52

코로나 사태가 1년 넘게 계속 되었을 때 나 자신은 피해를 본 것이 없기에 동창회에 생활이 어려운 동기들이 있으면 내가 좀 도와주겠다고 하였다. 

(* 저는 그때 열심히 해외방역근무와 출퇴근을 했습니다. 영어도 못하는데 필리핀, 말레이시아, 일본 등등 영어가 잘 안되면 한국말로 여기는 보건소다. 유어 마인드 댓츠 오케이? 대충 다 알아들어주시는 건지. 동남아분들은 오히려 한국말을 잘하셔서 반말로 "응 괜찮아." 라고 하셔서 무안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지요. 동탄 싹바가지 아주매미는 쓰레기좀 버려달라고, 안 된다고 해도 앞에선 웃는 얼굴로 그랬다가 나중엔 뒷통수로 민원을 넣어버리는 클라스. 아이만 4명, 무슨 기독교인지 천주교인지 사이비인지 아이들 이름을 종교이름으로 해뒀던데. 너희 애미가 그렇게 수준이 낮아도 너희는 절대 그런거 배우지마라 왜 아줌마가 되면 천연덕스러워지는 건가요. 아니다. 세상 모든 아줌마는 그러지 않습니다. 저희 엄마도 그런 기색 보이면 제가 아주 혼구녕을 냅니다. 챙피해 죽겠어요.) 

얼마 후 수십 명의 명단과 계좌번호를 받았으며 1인당 백만 원씩을 보내 주었다. 그런데 후에 알고 보니 생활이 어려운 게 아니고 제주도로 놀러 가거나 골프모임에 참석하는 등 비용이 없어서, 즉 용돈이 궁하여 신청한 놈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썩을 놈들 같으니라고. 

(* 세이노 선생님 아군은 없다고 하시면서, 전쟁터에서 휴머니즘을 찾지마라 하셨으면서,. 바보...... 말은 쎄게 해도 츤데레 기질이 다분하십니다.)

이른바 헬리콥터 머니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 강아지 헬리콥터 꼬리를 아시나요? 반가우면 헬리콥터처럼 꼬리를 돌리는데 그런 의미에서 쓰신건지 궁금합니다. 강아지 고양이 둘 중에 하나 키우고 싶긴 한데 평생 못 키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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