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지 않은 곳에 계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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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나에게 '하면 되는' 것이라고는 뜬구름 잡는 책들을 책방에서 선 채로 다리 아프도록 읽는 것과 마스터베이션뿐이었다. 그나마 마스터베이션이라도 되었으니 다행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발기가 안 돼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결국 절망감, 고독감, 외로움, 열등감, 상황 도피, 삶의 기준 상실, 그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자살을 생각하였고 그것이 거듭 실패하자 "이 좆같은 세상에서 이왕 살아야 한다면, 내 팔목에서 쏟아진 피보다 더 진하게 살아보자"고 결심한다. 그리고 은연중에 "피보다 진하게 살자"가 나의 좌우명 비슷하게 자리 잡았다.
(* 저도 어디 갈 때가 없으면 꼭 책방을 들려서 제목만 보고 관심있는 책들을 읽은게 전부였고, 마스터베이션 또한 여자라고 안 할 까요? 우리 유교문화들 이럴땐 참 유교스럽지만 남자들도 여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으려나? 저는 남자에 대한 정조적인 환상이 박살났기 때문에 아무리 사랑꾼이더라도 와이프 따로 관계하는 여자 따로 두는 그 남성네들을 많이 보기도 하고 세월이 지나면 사는게 재미없어서 오피스 와이프를 따로 두는 사람도 많이 보고 좋은 사람 반 나쁜 사람 반이라면 다행인데 그 나쁜 비율이 더 많을까봐 혼자 풉니다. 웃기죠? 등산방에서 만난 저랑 동갑이었는지 한 살 어린 친구인지 가물하지만 빨간색 가디건만 입었던 게 생각이 납니다. 퇴근 후에 화성시 더포레 카페에서 만나서 수다 한 판 떨었는데요. 그 여자인 친구는 알고보니 애있는 돌싱 친구였습니다. 저보다 인생 선배였죠. 그 여자애를 만난 이유는 등산방에 가입은 해놓고 오프라인 모임에는 나오지 않아서 이 모임이 이상한 모임은 아니고 그냥 진짜 등산타고 마음 맞으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그런 모임이다. 물론 거기서도 꼭 변태같은 남자라고 까지 표현하기는 뭣하고, 여자가 나오는 술집을 다녔던 건지 저한테도 술 따르라고 시켰지만 따라주고 이딴 짓 하실거면 모임 나오지 말라고, 여기 집에 가고 싶은 사람 아무도 없으니 당신이나 가라고 했다가 주변 사람 만류에 그 사람은 집에 갔습니다. 근데 그 분은 싹바가지 개변태가 아니라 아 맞나? 하여간 직장도 아닌데 본인이 무슨 뭐처럼 구는 것 마냥 구는게 재수없어서 "집엔 너나 쳐가라" 했던 것 같네요. 근데 짠하더라고요. 아무도 그 사람에게 이게 잘 못된 행동입니다. 비매너인 행동입니다. 라고 말해준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제가 말해 준 것 뿐인데 수용이 되셨을 런지. 그 뒤로 그 분은 방에서 나갔지만. 아무튼 나름 건전한 모임이니까 나와도 된다 플러스 한 명 한 명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만났고, 그 여자분은 그랬습니다. 남자친구 굳이 왜 만나야 하냐고 혼자 더 잘 해결할 수 있지 않냐고. 남자들이 요구하는 거에 맞춰주기 힘들다고. 근데 나이는 어리니까 친정어머니는 너가 이렇게 젊은데 혼자 애키우는게 마음이 아프다며 연애하라고는 하지만 남자는 관심없어졌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경험해보지 못한 출산, 육아, 남편없이 키우는 나보다 어린, 또는 동갑인 그 친구의 마음을요. 얼굴도 꽤나 이뻐가지고 저도 응원은 했습니다.
그 뒤로 저도 바빠지니 만나지는 못하고 앞자리가 3이 된다면서 등산방을 그만 뒀지만요.)
(* 절망감, 고독감, 외로움, 열등감, 상황 도피, 삶의 기준 상실, 그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자살사고가 일어난다. 동의합니다. 앞길이 보이지 않고 그 사이에 고독하고 외롭고 열등감, 도피, 삶기준 상실 여러 기준들이 있지만 저는 가장 컸던게 삶의 기준성 상실입니다. 절망, 고독, 외로움은 있어도 저는 그 기분이 나쁘지 않고, 열등감은 딱히 잘 모르겠고, 도피는 재미없거나 흥미롭지 않으면 이걸 왜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면 도피인가? 그냥 자리를 떠버리고, 뭐 나름에 해결책들이 있는데 삶의 기준 상실은 진짜 힘들더라고요. 내가 생각했던 그 기준이 깨질 땐, 같이 깨지더라고요. 내가 옳다고 믿었던게 아니였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 인생 다들 이렇게 썩어빠진 채로 고개 처박고들 사는 구나. 그러다가 세이노 선생님 학연 혈연 지연 그리고 심지어 무료배포에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이냐. 또 돈벌이 할려고 애쓰네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던 것이 충격이고, 호기심이고, 읽다보니 이런 어른도 있었구나 싶어서 그 때 부터 살고 싶어졌나봐요. 내 삶의 기준이 틀린 게 아니구나. 내가 욕했던 게 맞구나. 샹년 샹놈들 돈꼬만 빨고 출세에 옳은 말 한 번 입도 뻥끗 못하고 스트레스는 밑직원들에게 풀고, 지는 펜대만 굴리는 척 하고 존나 웃긴겁니다. 그래놓고 요즘애들? 나무라는 꼬락서니가. 재밌어서요. 발작하는 나이든 껍데기만 어른들은 장유유서 수발 받을 생각좀 하지 말라고 적습니다. 추해도 저렇게 추할 수가 없습니다. 애들은 뭐 몰라서 그렇다 쳐도. 요즘 애들도 싸가지가 없어서 더 많이 알기도 하지요. 왜? 보고 배운게 윗대가리들이 보여주는 건데 돈돈돈 출세출세출세 학벌학벌학벌 아닌가? 돈이 없거나, 출세 못하거나 학벌도 별로면 집안에서도 취급 못받는 문화에 애들이 자살 안하게 생겼습니까? 근데 나약하다고? 근데 탓만 한다고? 가스라이팅 고수들이 만연한 세상입니다. 그 사이에 계속 놀아나기 싫었고, 그러다보니 세상 행복함이 즐거움이 배로 생겨나더군요. 그렇다구요.)
(* 글을 쓸 땐 점 잖고, 좋은단어 있어보이는 단어 격식 갖춘 단어들로 채워야 하는데 채우는거 일도 아니지만 그렇게 우아하고 고급지고 격스럽고 품위있고 배운사람들 처럼 어려운 한문 한자 단어 집어넣으며 학문수준을 뽐내는 글은 쓰고 싶지 않습니다. 제 취향이지요.)
(* 항상 독기가 올랐을 땐 더 심했지만, 독기가 빠진 지금도 이게 순수한 제 모습인 것 같아서 좋습니다. 굳이 이게 싫은 사람은 찾아서 읽는게 더 바보 같습니다. 왜들 그럴까요? 자기인생 살기도 바쁜데 말이지요. 저는 재미로 글쓰는데 물론 수익화 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수익화는 제 인생 얘기 적힌 글에만 붙여지겠지요. 왜 이렇게 됐냐고 또 물으신다면 자살이 만연한 세상이라 그렇습니다. 정치인이고, 일반인이고, 초등학생이고 그 누구하나 빠짐없이 자살을 앞다투는 이 상황이 독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이 세상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약자들 안 도와주지 않고, 그렇다고 누굴 괴롭힌다거나 그렇다고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그렇다고 나쁜 걸 보고 눈감고 입닫고 그러지 않습니다. 윗대가리들 썩었으니 내가 올라가야겠다 라는 포부도 있었지만 똑같은 똥통에서 구르기 싫습니다. 그냥 그 똥통게임을 구경하고 훈수나 둘렵니다. 훈수충들 거울치료 한 번 당해보시라지요. )
(* 제 좌우명은 "그냥 해라. 별거 아니다." 현재 시점은 이렇네요. 그냥 하는 거지 뭘 뭘 바라고 하는게 아니니까요. 누굴 도와준 것도,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도 모든 것에 저는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대체 나는 어떤 이유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뭐 구구절절 글을 썼지만 결론은 그냥 별거 없었어요. 그게 다 예요. 그게 나 예요.)
정신과 의사들은 우울증에 걸려 자살 충동을 느끼면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지금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중증의 우울증 환자인 경우 머리에 강한 전기 쇼크를 주어 잠시 죽였다가, 실험실 개구리 뒷다리 처럼 온몸에 발작이 일어나면서 얼굴이 보랏빛으로 변하면 다시 살려 내는 그런 치료법이 종종 사용되었다.(그런 장면을 본 나는 정신과 의사 앞에서는 명랑한 척하여 풀려났다.)
(* 요즘도 자타해 위험성이 높으면 응급입원, 행정입원, 자의입원, 동의입원, 보호의무자입원 이렇게 굴러가는 것 같습니다. 입원 병상이 마땅치 않은게 힘듭니다. 그래도 잘 받아주는 병원, 안 받아주는 병원 사람이 사고사로 죽은 병원 다양한 톱니바퀴들이 또 굴러갑니다. 아무래도 평생 죽지 못하게 일시적 쇼크로 자살을 방지하는 치료법이 전기치료였던 것 같습니다. 일시적으로 막는 거죠. 약물로 그 사람의 모든 걸 잠재우는게 치료라면 그 괜찮은 기능까지 다 잠재워버리게 하는 약물치료. 약물치료는 자타해 위험성을 낮춰주긴 하지만 본질적 치료법은 아니기에 증상관리 용으로 약물복용이 필요한 것이지 실질적인 치료는 정신분석과 인지행동치료 등 병행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필수로 환경또한 바꿔져야하고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고요.)
(* 보통 초진이 가장 중요한데 초동수사 잘못되면 판이 개판이 되는 것처럼 초발이 언제인지 그 때 그 사람은 뭐에 힘들었는지 그 on set 지점을 알아야 치료 방향이 잡히고 치료기간이 단기간이 될지 장기전이 될지 가닥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환청이나 환시나, 자살사고를 갖고 태어나는 인간은 없으니까요. 분명 그 자극지점이 뭐였는지를 알아야 소거법으로 문제를 없애고 살아갈 텐데 뭐.. 그 작업없이 치료만 받으면 돈만 쓰는 꼴입니다. 명의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 문제 지점을 명확하게 파악하는게 제일 중요합니다.
정신과같은 경우엔 CT를 찍어서 파악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면담에서 그 지점을 파악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 분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저는 면담때 꼭 온셋에 그 사람이 어떤 상황들을 겪었고 그 온셋으로 인한 잘 못된 선택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 어디부터 수도꼭지를 잠궈야 할지를 파악했는데..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요.)